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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전 또 왜곡…“중공 지하조직이 미국 핵공격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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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가 6·25 전쟁 당시 상황을 왜곡하는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지하조직이 미국의 핵 공격을 막고, 첩보대가 미국의 참전과 인천상륙작전을 사전에 파악해 북한에 알려줬다는 주장이다. 국가안전부는 북한의 남침조차 부정하는 등 6·25 전사를 왜곡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21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6·25 당시 38선상에서 벌어진 치열한 첩보전을 소개하는 ‘북위 38도선 위의 숨겨진 대결’이라는 제목의 설명문을 게재했다. 설명문에는 “74년 전 안하무인의 침략자를 정전협정에 서명하게 하고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 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한 배후에는 당의 ‘은폐전선(隱蔽戰線)’이 발휘한 특수하고 중요한 역할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은폐전선은 중국이 건군절로 기념하는 1927년 ‘8·1 난창폭동’ 당시 창설한 첩보 조직 ‘중앙특과’의 별칭이다. 중국공산당이 한반도에 파견한 첩보원들이 전장에서 비밀리에 활약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국가안전부는 이런 첩보대가 “미국의 세균전을 폭로하고 핵폭탄 투하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균전과 관련해선 “은폐전선은 (미국이) 악명높은 일본 731부대를 접수해 그 기술을 빌려 세균 무기를 연구 개발한 내막을 파악했다”며 “(미국은 이런) 전략무기 사용을 부득불 거둬야 했다”고 썼다.

중국은 단둥(丹東)의 ‘항미원조기념관’, 한국의 중국군 유해 봉환 사업에 따라 재조성한 선양(瀋陽)의 ‘열사능원’에 6·25 당시 세균전을 기정사실로 한 전시물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 패망 직후 731부대 근거지 하얼빈은 소련군이 접수했다. 38선 이남에 진주한 미군이 하얼빈에 들어갔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중국의 ‘아전인수’식 6·25 전사 왜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 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하자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안전부는 “중국 내 명소에서 찍는 인증샷이 간첩을 돕는 공범으로 체포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경고문도 20일 내놨다.

국가안전부는 지난해 7월 1일 스파이 적발을 위한 반(反)간첩법을 확대 개정한 이후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SNS를 통해 경제와 역사 등 각종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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