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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무한신뢰 받는 그녀 "조세호 결혼 때까진 유퀴즈 하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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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퀴즈쇼로 출발한 '유 퀴즈 온 더 블럭' 사진 '유퀴즈' 인스타그램

길거리 퀴즈쇼로 출발한 '유 퀴즈 온 더 블럭' 사진 '유퀴즈' 인스타그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22년 차 방송 작가 이언주(45)의 확고한 목표 아래, 2018년 여름 세상에 공개됐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모두의 힐링’을 콘셉트로 했다. 하지만 방영 초반, 기대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 방송가에선 사라져가는 토크쇼 포맷인데다, 토크 대상이 길거리의 일반인이라 섭외 또한 어려웠다. 내부에선 ‘국민 MC’ 유재석의 tvN 첫 출연작으로 블록버스터급 예능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유퀴즈' 시즌1은 평균 1%대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대로 프로그램이 끝났다면 이 작가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겠지만, ‘유퀴즈’는 tvN의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롱런 중이다. 유명인들이 즐겨 찾는 최고 인기 토크쇼가 됐다.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작업실에서 만난 이 작가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퀴즈’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정확히는 사람 구경을 좋아하는 유재석에 대한 믿음이었단다. 그는 기획 의도를 잘 풀어내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꼼꼼히 되짚는 반성문을 썼다.

카메라 밖에서의 이언주 작가. 사진 김영사

카메라 밖에서의 이언주 작가. 사진 김영사

그렇게 ‘유퀴즈’는 이 작가의 반성 아래 매 시즌 발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섭외로 바꾼 시즌3(2020~2022), 명사 초대석으로 자리 잡은 시즌4(2022~)까지 해가 갈수록 인기가 높아졌다. 지난 7일 방송한 ‘환상의 짝꿍’ 편(230회)은 최고시청률 9.2%(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다.

프로그램상도 휩쓸었다. 지난해 ‘올해의 브랜드 대상’ 올해의 프로그램 토크예능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했고, ‘소비자의 날 시상식’에선 예능 부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가는 2022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방송영상산업발전유공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그는 지난 1일 프로그램에서 만난 50인을 추린 에세이집 『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을 내놓았다.

사진 김영사

사진 김영사

고교 시절 도시락 때문에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던 일부터 외환위기로 증권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아버지께 진심을 제때 전하지 못했던 것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유퀴즈’ 출연자의 이야기와 함께 엮었다. 책 마지막엔 출연자들에 대한 감사와 “1만 개의 이야기를 채울 정도로 오래 하겠다”는 다짐을 넣었다. “호들갑 떠는 건 별로”라는 이 작가의 성격이 그대로 담긴 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유퀴즈’로 책을 낸 이유는.
KBS2 ‘1박2일’팀이 책을 내는 것을 보고 자극 받았다. ‘유퀴즈’는 호평 받는 프로그램인데다, 방송에 담지 못한 내용들이 많아 정리해서 풀어내고 싶었다.
평소 기록을 많이 하는 편인가.  
특별한 날에 끄적이는 정도다. 감명 깊은 날엔 대본에 메모하기도 하고, 프로그램 종영 때는 기억해야 할 내용을 노트에 반성문처럼 적는다. 기억이 생생할 때 적어야 기획 의도나 잘못된 점, 성과 등을 잘 기록할 수 있다. 5년 동안 했던 MBC ‘무한도전’이 끝났을 땐 회고록을 적었다.
22년 차 방송 작가라 책 쓰는 게 수월했을 것 같다.
쉽지 않았다. 많은 분의 도움으로 완성했다. 방송을 하면서 책을 쓰다 보니 최신 회차로 업데이트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방송에선 게스트 3~4명을 주제에 맞춰 섭외하는데, 책에선 2명 씩 묶어 총 50인을 꼽았다. 방송 대본과 비슷한 느낌도 받았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메인작가 이언주. 사진 김영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메인작가 이언주. 사진 김영사

유튜브에 토크쇼가 넘쳐나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
출연자가 겹치기도 하고 질문도 겹칠 수 있어서 여러 예능들을 숙제처럼 많이 찾아본다. 과거엔 토크쇼가 없어져서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경쟁력을 고민한다.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남녀노소 모두가 보는 TV 플랫폼이란 성격에 맞춰 차별점을 두려고 한다.
길거리를 누비던 초기 ‘유퀴즈’ 감성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도 있다.
날 것의 재미가 분명히 있었다. 밖과 실내를 접목할 방법은 없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유퀴즈’를 좋아할까.
유재석과 조세호, 두 MC의 힘일 수도 있고 오래된 프로그램에 대한 익숙함일 수도 있다. 전문가가 나올 땐 인사이트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섭외가 수월하다.
길거리 토크쇼를 하다 식당에서 한 컷을 남긴 조세호(왼쪽), 유재석. 사진 '유퀴즈' 인스타그램

길거리 토크쇼를 하다 식당에서 한 컷을 남긴 조세호(왼쪽), 유재석. 사진 '유퀴즈' 인스타그램

여러 히트작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나.
KBS2 ‘날아라 슛돌이’의 인연으로 1기 친구들을 초대했고 ‘무한도전’과 ‘꽃보다 할배’ 시리즈의 인연으로 나영석 PD, 신원호 PD, 김란주 작가, 김대주 작가 등을 섭외했다. 아는 사람이 나오면 굉장히 어색하다.
유재석이 인터뷰에서 “무한신뢰하는 작가”로 소개하더라.
‘무한도전’ 때 만나 오래 같이 했고, 호들갑을 싫어하는 성향이 비슷하다. 전화로 프로그램 이야기만 할 정도로 방송을 같이 걱정하는 전우가 됐다. 
사진 김영사

사진 김영사

요즘은 드라마 작가 못지않게 예능 작가들도 눈에 들어온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예능 작가들이 좀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나 또한 유병재 작가 등과 함께 작가 중심의 콘텐트 회사 '블랙페이퍼'를 설립했다. 첫 작품으로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소년 소녀 연애하다’를 공개했다.
‘무한도전’과 ‘유퀴즈’는 어떻게 다른가. 
‘무한도전’은 끝날 무렵 5년을 했기 때문에 힘들게 꾸역꾸역 짜냈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굉장히 마음 졸이고 전전긍긍 했던 순간들이었다. 성실한 천재인 김태호 PD와 궁합이 맞아 시너지를 냈고, 예능 작가로서도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그에 비해 ‘유퀴즈’는 배울 점이 많다. 내가 궁금한 사람을 초대할 수도 있다. 화제의 인물이 떠오르면 ‘이 사람, 유퀴즈 나오겠네’라는 시청자의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좋다. 그게 '유퀴즈'의 상징성이다. 
사진 '유퀴즈' 인스타그램

사진 '유퀴즈' 인스타그램

‘유퀴즈’의 종영을 생각한 적 있나.  
솔직히 말하면 매년 그 생각을 한다. 올해 초에도 어떤 이유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조세호가 결혼할 때까지는 계속 했으면 한다. 드라마와 달리, 예능의 종영은 제작진의 의지 만으로 되는 건 아니니까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예능 하면서 반성문이 쌓이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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