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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영표 뺀 정체불명 여론조사, 친명후보는 "영입인재" 지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이 비명계 현역 의원은 빼고 친명계 인사를 넣어 돌린 ‘지역구 후보 적합도 조사’가 논란인 가운데 문제의 조사에서 친명계 인사를 '영입 인재'로  연이어 호칭한 사실이 여론조사 녹음 파일 취재 결과 확인됐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17일 인천 부평을에서는 친문 4선 홍영표 의원을 후보군에서 제외하고 친명(친이재명)계 이동주 의원과 최근 민주당에 '인재'로 영입된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두 사람에 대해서만 경쟁력을 묻는 전화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한국인텔리서치가 진행한 여론조사의 녹음파일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문제의 적합도 문항은  "다음 2명의 인물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천 부평을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①이동주 현 국회의원 ②박선원 민주당 영입 인재 4호인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 ③ 적합한 후보가 없다 ④ 잘 모르겠다"인 것으로 확인됐다. ②'박선원'을 '민주당 영입 인재 4호'로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여론조사는 다음 질문에서도 "만약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선원 민주당 영입 인재 4호인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과 국민의힘 후보 강창규 현 당협위원장이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건가?"라며 '영입 인재 박선원' 표현을 반복한다. 이어 ①민주당 박선원② 국민의힘 강창규 ③ 적합한 후보가 없다 ④ 잘 모르겠다 등 4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공천에 영향을 미칠 당 차원 여론조사에서는 후보의 직함을 출마 직전 관직이나 당직 등 중립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영입인재' 같은 표현은 특정 후보를 당이 은연중 밀고있다는 인상을 주므로 여론조사의 편파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다른 후보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방어 논리를 찾을 수 없는 조사"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차원의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전담하는 여의도연구소는 '영입 인재' 표현 대신 후보의 직전 지위만을 쓰고있다"고 했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국인텔리서치'는 현재 여심위 등록 업체인 ‘리서치디앤에이’의 옛 사명이었다. 리서치디앤에이는 이달 초 ‘당원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되는 민주당 총선 경선 ARS투표 시행업체로 추가 선정된 업체다. 민주당 당직자는 “당초 3개 업체를 선정했는데, 뒤늦게 리서치디앤에이가 추가됐다. 무척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인텔리서치’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 도전을 앞둔 2013년 ‘성남시 시민만족도 조사’ 용역을 받아 수행했었다. 업체 대표 김 모(60) 씨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인 7만여 명의 개인 정보를 특정 후보들에 건넨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공천 난맥상 상보는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인터뷰를 통해 보도될 예정이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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