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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형제 논의할 때”…‘한강벨트’ 광진에서 안전공약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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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광진구 CCTV 관제센터에서 열린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광진구 CCTV 관제센터에서 열린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사형제와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 책임 있는 사람들이 진지하고 과감한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 발표회를 열고 “법에 따르는 집행도 충분히 고려할 때가 됐고, 그게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법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사형장을 정비하는 것 만으로 깽판 치던 사람의 태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해 8월 전국 4개 교정기관에 “사형 집행 시설을 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 집행 이후 현재까지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국제 사회로부터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형 집행 요구 목소리가 크지만 인권 보호 및 오판의 가능성, 국제 사회 압박 등으로 인해 사형 집행 현실화는 어려운 일이다. 당 공약개발본부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회의 중 사형제를 구체적으로 다룬 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국민의힘은 이날 공약발표회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을 약속했다. 가석방 없는 무기형은 수형자의 생이 다할 때까지 무기한으로 교도소에 가두는 형벌로 사형제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형벌이다. 가석방 없는 무기형은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도입을 주장해 온 것으로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당시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괴물의 경우에는 영원히 격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한국형 제시카법’을 제정해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고 약물치료를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제시카법은 악성 성범죄 전과자가 출소하더라도 학교와 보육시설 인근에 살지 못하게 막는 법이다. 한 위원장은 “이사 온 사람이 떡을 돌리는데 조두순이다. 감당할 수 있겠냐”며 “국민의힘은 ‘가혹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범죄 피해자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스토킹·가정폭력·교제폭력·성폭력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고 감형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형법에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온라인 등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살인 예고’ 등 무차별 범죄를 예고하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도 했다. 마찬가지로 ‘폭력행위처벌법’을 개정해 대중교통 등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흉기 소지를 근절하고 무차별적 인명 공격에 대한 처벌도 강화키로 했다.

당초 이날 행사명은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이었지만 이날 오전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변경됐다. 한 위원장은 “우리 사회 현실상 안전 문제에 있어 여성이 더 배려받아야 하는 생각이 있지만 우리 모두 안전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안전에 관한 것은 성별로 나눌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공약 발표회 장소는 당 정책위원회와 여의도연구원이 함께 꾸린 빅데이터팀에서 결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이터를 분석해 공약 발표 장소를 정했다”며 “여성 1인 가구 등 비율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일대 골목에서 광진구 단수공천을 받은 오신환 (왼쪽) 전 의원, 김병민 전 최고위원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현동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일대 골목에서 광진구 단수공천을 받은 오신환 (왼쪽) 전 의원, 김병민 전 최고위원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날 행사엔 광진갑·을에 각각 공천을 받은 김병민 전 최고위원과 오신환 전 의원도 동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을 방문해 공약 발표를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총선 수도권 전략지 방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22일엔 서울 구로를 찾아 ‘청년 모두 행복 2호’ 공약을 발표하고, 23일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맞붙는 인천 계양을 방문한다.

이 대표를 향한 한 위원장의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한 위원장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 통보를 받고 전날 탈당한 데 이어 이날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이 하위 10% 대상이 된 데 대해 “(이 대표 주장대로) 시스템 공천이면 왜 모든 함수를 통해 다 이재명이 원하는 결과만 나오느냐. 이상하지 않느냐”며 “제가 보기에는 이 대표는 (하위) 1%에 들어갈 것 같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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