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독선’, ‘혐오’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윤석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50일 앞둔 총선에 대해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정과 상식은 흔적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혐오에 포획되고 있다”며 “국격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지난 16일 한국과학기술원 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리를 지른 한 졸업생이 퇴장당한 사례도 언급했다. 홍 원내대표는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입이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참담한 모습을 봤다”며 “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압수수색과 보복 수사로 입을 틀어막는 일이 다반사”라고 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4·10 총선에 대해선 “국민의 선택을 통해 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로 가느냐,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사회로 가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의 사태는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 지난 시기 국민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도 “많이 부족하지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민주당뿐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바로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바뀌겠다. 더 잘하겠다.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여당을 향해 ▶결혼·출산지원금 도입 ▶출산 자녀 수에 따른 원리금 감면 지원 제도 ▶정부가 절반을 지원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 등 야당이 내놓은 총선 공약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38분간 이어진 연설에는 협치 주문도 담겼다. 홍 원내대표는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하고 협업하자”며 “진보, 보수를 떠나 관용적 태도를 바탕으로 협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로 ▶공정 경제 ▶혁신 경제 ▶기후위기 대응 등을 언급했다.
홍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1대 국회를 석달 여 앞둔 지금에서야 타협과 합의를 말씀하신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우리 국회가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협치 없는 대립의 정치로 치닫게 되었는지를 먼저 돌아보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준 거대의석을 무기로 휘두른 독단과 폭주의 모습이 아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