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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곤돌라 또 유찰됐다…탄성 터진 중구 모노레일과 다른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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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남산 곤돌라의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남산 곤돌라의 모습. [사진 서울시]

남산 곤돌라 사업이 첫 삽을 뜨기 전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에 나서려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중구 신당동에는 모노레일이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 도심에 놓는 이동수단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 역점 사업 남산 곤돌라 #사업자 무응찰에 두차례 유찰 #중구 모노레일은 15일부터 개통 #경사지 동네 이동편의성 개선 기대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남산 곤돌라 설치공사’ 3차 입찰 공고를 했다. 당초 시는 지난해 12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11월까지 완공한다는 목표였다. 지금까지 두 차례 입찰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남산 곤돌라, 건설경기 악화로 두차례 유찰 

건설업계와 시는 건설 경기 악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유럽산인 곤돌라 캐빈 값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 부근 남산예장공원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총 804m 구간을 오가도록 계획됐다. 10인승 캐빈 25대를 운행해 시간당 1600~2000명을 실어나를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400억원이다.

서울 남산 곤돌라 설치 구간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 남산 곤돌라 설치 구간 조감도. [사진 서울시]

시는 연간 300만여명이 곤돌라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앞선 입찰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가 몇 있었지만, 막판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3차 입찰에서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필요하면 추가로 사업비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 임기 내 완공할 수 있는 역점 사업인데…

남산 곤돌라는 오세훈 시장 역점 사업이다. 재선 이후 노들섬, 서울 링, 용산 정비창 등 숱한 개발 사업을 발표했지만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부터 조(兆) 단위 사업이 많다. 또 완공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다 보니 실현 가능성을 걱정하기도 한다. 서울시 또 다른 관계자는 “남산 곤돌라는 오 시장 임기 내 완공될 수 있고 사업 규모도 크지 않아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곤돌라 사업은 과거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 처음 추진됐지만, 자연환경 훼손 논란 등으로 진척되지 못했다. 당시 남산 정상에 쉽게 오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1962년부터 60년 넘게 운행하고 있는 남산 케이블카 독점 운영 구조를 견제하자는 뜻도 있었다.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은 대한제분 사장을 지낸 고 한석진씨가 세운 회사다. 연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사업부지의 40%가량 되는 국유지 사용료로 3000만~4000만원만 내고 있다고 한다.

남산숲지키기기 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남산 곤돌라설치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남산숲지키기기 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남산 곤돌라설치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후 박원순 전 시장 때 다시 추진됐으나 서울 성곽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중단됐다. 서울시는 “유네스코 등재 목적이 한양도성 우수한 자연환경에서 수도권 방위체계 개념으로 확장됐기 때문에 곤돌라 설치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곤돌라 예정 노선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설치된 중구 모노레일 

이런 가운데 서울 중구는 지난 15일 모노레일을 개통했다. 서울에 처음 설치된 모노레일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신당동 신당현대아파트에서 대현산배수지공원까지 110m 구간을 왕복한다. 이용료는 없다. 정원은 15명이고 휠체어나 유모차도 탈 수 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해발 123m 대현산에 있는 공원(7만5570㎡)까지 110m 길이의 계단을 이용했다. 대현산배수지공원에는 잔디광장과 다목적 경기장, 조깅트랙,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등 시설이 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현산배수지공원에 설치된 모노레일.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현산배수지공원에 설치된 모노레일. [연합뉴스]

모노레일 설치는 2010년부터 공원 접근로를 개선해달라는 주민 요청에 따라 추진됐다. 2020년 서울시 ‘구릉지 이동 편의 개선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51억원을 받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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