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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보다 한살 더 많다…트럼프가문 실세로 뜬 며느리들

중앙일보

입력

'트럼프의 며느리들'이 트럼프가(家)의 신(新)권력자로 부상하고 있다. '시아버지' 도널드 트럼프(77) 전 미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을 전면에서 도울 뿐 아니라 트럼프 2기가 탄생할 경우 트럼프와 백악관 동반 입성까지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 트럼프(40)의 부인 라라 트럼프(41)와 장남 트럼프 주니어(46)의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54)이 그 주인공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며느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고 했다.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AP=연합뉴스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AP=연합뉴스

이방카 빈자리 채우는 둘째 며느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둘째 며느리 라라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라라에 대해 "나의 매우 재능 있는 며느리"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트럼프가 오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승리 후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라라가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자금을 관리하는 공화당 전국위 위원장에 며느리를 앉혀 선거 자금과 당 장악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라라는 "내가 RNC 의장으로 선출되면 향후 9개월 동안 한 푼도 남김 없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지난 1월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지난 1월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라라는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 등에서 일한 TV 프로듀서 출신으로 에릭과는 10년 전 결혼해 슬하에 두 자녀를 뒀다. 그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고문으로 일했고, 2021년엔 자신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출마를 검토하기도 했다.

라라가 본격적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다. 영국 더타임스는 "시아버지에 변함없는 충성심을 보인 라라는 이방카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평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42)는 트럼프 1기 정권에서 남편 재러드 쿠슈너(43)와 함께 백악관 선임고문까지 지낸 '실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왼쪽)와 그의 아내 라라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왼쪽)와 그의 아내 라라 트럼프.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경선에선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정치권 밖에서 아버지를 지지하겠다"고 했지만, 사법 리스크가 있는 아버지와 거리를 두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반면 라라는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 후에도 TV와 공개 행사에 계속 나타나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트럼프 캠프에도 트럼프가 흡족해할 만큼 적극 참여하고 있다.

라라와 에릭은 뉴욕의 한 파티에서 만난 후 6년 열애 끝에 2014년 11월 트럼프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라라가 처음부터 트럼프의 '최애 며느리'는 아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지난 13일 "트럼프는 당초 라라를 며느릿감으로 탐탁지 않게 여겨 에릭의 결혼 상대자로 다른 사람을 찾기까지 했다"며 "트럼프는 물론 이방카와 트럼프 주니어까지 라라의 '외모'를 놀림거리로 삼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인의 아내에서 트럼프 장남의 약혼자로    

트럼프의 예비 며느리 길포일은 지난 1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아이오와를 누볐다. 피플지 등에 따르면 길포일은 트럼프 주니어와 교제하기 전부터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 그는 변호사이자 폭스뉴스의 뉴스 진행자였다. 길포일과 트럼프 주니어는 2018년부터 연인이 돼 2022년 약혼했다. 길포일은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대변인 후보로 거론됐으며, 2020년 트럼프 캠프의 모금 책임자이자 법률 고문이었다. 길포일 자신도 "나라를 위한 봉사는 영광"이라며 백악관 입성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인 킴벌리 길포일이 지난해 11월 트럼프 유세장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인 킴벌리 길포일이 지난해 11월 트럼프 유세장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주니어보다 8살 연상인 길포일은 예비 시어머니인 멜라니아 트럼프(53)보다 한 살 많다. 길포일의 첫 번째 남편은 개빈 뉴섬(56) 캘리포니아 주지사다. 그는 81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만에 하나 재선을 포기할 경우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잠룡으로 꼽힌다.

길포일과 뉴섬은 2001년 결혼했고, 뉴섬은 2004년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취임했다. 그해 9월 한 패션 잡지는 표지에 두 사람 사진을 실으며 "새로운 케네디 부부"라고 했다. 그러나 길포일은 2006년 2월 뉴섬과 이혼했다. 같은 해 5월 가구업계 재력가 에릭 빌런시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지만 2009년 11월 이혼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2018년 이혼한 전 부인 바네사 헤이든과의 사이에서 5명의 자녀가 있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그의 약혼녀 길포일. AP=연합뉴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그의 약혼녀 길포일. AP=연합뉴스

길포일은 혹여 예비 시아버지의 경쟁자가 될 지도 모를 전 남편에 대해 "급진 좌파"라고 평가절하했다. 뉴섬은 "길포일은 야망이 큰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202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출마 계획에 관한 지지자의 질문을 받고 그는 길포일에게 "공주님,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고, 길포일은 즉답을 피했다. 때문에 두 사람이 2028년 '대통령 부부'로 백악관 입성을 꿈꾼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예비 맏며느리인 길포일. 사진 길포일 인스타그램 캡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예비 맏며느리인 길포일. 사진 길포일 인스타그램 캡처

족벌정치, 문제 없나..."2기에 지속될 듯" 

반면 트럼프의 맏사위 쿠슈너는 지난 13일 "장인이 재집권에 성공해도 백악관에 다시 들어갈 생각이 없다"며 자신의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1기의 실세가 딸과 사위였다면, 2기의 실세는 두 며느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트럼프는 1기에서도 가족을 정부 요직에 등용하는 '패밀리 정치'에 주력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긴밀한 정치 인맥과 핵심 참모가 없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오른쪽)와 그의 남편 쿠슈너.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오른쪽)와 그의 남편 쿠슈너.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정치인의 가족이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집권 당시 딸과 사위에게 막강한 권한을 줘 '족벌정치(네포티즘)' 논란에 휩싸였다. 중요한 정책 결정에 있어 의회와 협력하는 대신 두 사람에게 지나치게 기댄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2기에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측근의 변심을 경험하며 인선에서 충성심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그린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더타임스에 "트럼프는 가족을 요직에 배치하는 패턴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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