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 해커도 AI 이용,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에 접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북한 해커들이 첨단 기술을 훔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FT는 ‘북한 해커들이 더욱 정교한 사기 행위를 벌이는데 AI를 이용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해커들이 생성 AI를 통해 ‘링크드인’ 같은 전문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프로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북한 해커들은 종종 구어체 영어나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사기 표적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는데, 이런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의 선임 엔지니어를 표적으로 삼은 북한 해커가 생성 AI를 이용해 링크드인에서 싱가포르의 한 거래소 채용 담당자로 위장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 가짜 채용 담당자는 엔지니어에게 소프트웨어 다운로드와 관련된 ‘기술 연습’을 요청했고, 이를 통해 북한 스파이웨어에 감염시키는 데 성공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인 체인널리시스의 조사 담당 부사장 에린 플란테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인간 능력을 모방하는 소프트웨어인 생성 AI를 도입한 것은 엄청나게 새로운 도전”이라며 “생성 AI는 채팅, 이미지와 새로운 신원 생성 등 표적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해커들은 링크드인 뿐 아니라 페이스북, 왓츠앱, 텔레그램, 디스코드 플랫폼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국제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에 따르면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벌어들인 자금은 탄도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