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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정시 ‘최초합격’ 233명 미등록…국·수·탐 4등급도 교사 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열린 2024학년도 수능 가채점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정시 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열린 2024학년도 수능 가채점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정시 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대) 합격생 중 13%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종로학원이 전국 교대 10곳 중 8곳의 정시 최초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모집인원 1780명 중 233명(13.1%)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전주교대는 합격자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등록률은 지난해 15.9%(243명)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2022학년도 8.6%(132명)보다는 올랐다. 학교별로는 광주교대가 25.7%로 가장 높았고 춘천교대(19.7%), 경인교대(17.4%), 부산교대(15.6%)가 뒤를 이었다. 서울교대는 지난해(13.1%)보다 1.1%포인트 하락한 12%를 기록했다. 최초합격자 미등록률이 10%를 넘는 교대는 2022학년도 3곳(서울·춘천·부산), 지난해 6곳(광주·춘천·부산·서울·경인·공주) 있었다.

교대와 마찬가지로 예비교원을 양성하는 일반 4년제 대학 초등교육과도 사정은 비슷했다. 제주대 19.6%(11명), 이화여대 6.3%(1명)가 최초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했다.

교직 기피에…“중복 합격하면 일반대”

교육계에서는 교대 등록률이 낮아진 원인으로 교사 기피 현상을 꼽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권 추락과 처우 문제, 정원 감축 등으로 교대보다 일반대를 선택한 중복합격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정시모집 경쟁률이 이례적으로 높았음에도 등록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전국 10개 교대 평균 경쟁률은 3.15대 1로 전년(1.87대 1) 대비 상승했다. 임 대표는 “수시에 미충원 된 인원이 정시 모집으로 대거 이월되면서 정시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지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수시에서 이월된 인원은 734명으로 지난해(497명)보다 32.7% 늘었다.

지난 1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예비소집에 참석한 학생들이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1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예비소집에 참석한 학생들이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수·탐 4등급도 합격”…‘교대=최상위권’ 옛말

교대 합격선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임 대표는 “모 교대에선 국어·수학·탐구 4등급대도 최초 합격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합격생이 다수 이탈하며 예상 외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추가 합격하는 사례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커트라인이 내려가면 정말 교사가 하고 싶은 중위권 학생에게도 교사가 될 기회가 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금의 교직 기피가 계속되면 공교육의 질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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