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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기대주 김범석의 시련… 몸관리 실패로 캠프 탈락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타를 때려낸 LG 김범석.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타를 때려낸 LG 김범석. 연합뉴스

LG 트윈스 기대주 김범석(20)이 시련을 맞았다. 부상으로 전지훈련에서 탈락했고, 염경엽 감독은 실망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던 김범석은 내복사근 부상으로 17일 귀국했다. 19일 정밀검진을 받고, 추후 2군 캠프 및 재활군에서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범석은 LG가 공들여 키우는 유망주다. 경남고 시절 고교 최고 타격 능력을 뽐냈고, 2023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됐다. 고교 시절 어깨 부상을 겪긴 했지만, LG는 김범석을 미래의 안방마님으로 찍었다.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루 수비도 병행했지만, 포수로 성장시킬 생각이다.

첫 해는 순탄했다. 지난해 퓨처스(2군)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치고 MVP를 수상한 김범석은 1군에도 올라와 10경기에 나섰다. 타율 0.111(27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데뷔 첫 홈런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시켰고, 안타도 쳤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염 감독은 김범석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해서였다.

김범석은 1m79㎝로 큰 키가 아니지만 체중은 110㎏이나 된다. 입단 초기부터 트레이닝 코치들과 살을 빼기도 했다. 이번 전지훈련을 앞두고는 이호준 QC코치까지 붙어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부상까지 당했다. 염경엽 감독은 상무 입대를 앞둔 이재원 대신 김범석을 1군에서 쓸 생각이었지만, 생각을 고쳤다.

프로야구 선수의 체중이 퍼포먼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이미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증명했다. 이대호는 한때 140㎏에 육박했지만, 특유의 유연함과 부드러운 스윙을 통해 장점으로 만들었다. 되려 프로 초기엔 무리한 방법으로 체중을 빼려다 무릎을 다치기도 했다. 노하우가 생긴 뒤에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체중을 유지하고, 큰 부상도 입지 않고 은퇴했다. 벌크업을 통해 장타력을 키우는 선수들도 있다.

2023년 드래프트에서 LG가 1라운드에 지명한 김범석. 뉴스1

2023년 드래프트에서 LG가 1라운드에 지명한 김범석. 뉴스1

하지만 김범석은 쪼그려 앉는 동작이 많은 포수다. 과한 체중은 무릎에 부담이 가고, 선수 생활을 길게 하는데도 장애물이 된다. 염 감독이 김범석에게 다이어트를 하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아직 기회의 문이 닫힌 건 아니다. LG 구단은 김범석의 단점을 알지만, 1라운드에 지명할 만큼 잠재력을 크게 본다. 염경엽 감독이 대놓고 이야기한 것도 스스로 깨닫길 바라는 의도다. 김범석에겐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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