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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한 번 생기면 평생 가는 보툴리눔 톡신 내성, 장기 안전성 잘 살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권선미 기자의 월요藥담회

처음 맞을 땐 한 부위만 최소 용량
효과 덜해 병원 옮기면 누적효과만

보툴리눔 톡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미용 시술이다. 근육을 마비시켜 피부 주름을 펴고 네모로 각진 사각 턱을 교정하고 어깨 승모근을 없앤다. 피부 진피층에 보툴리눔 톡신을 소량 주입해 피부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켜 피부 탄력을 높이면서 모공을 조이는 데도 쓰인다. 최근 보툴리눔 톡신을 활용한 미용 시술이 늘면서 내성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1회에 고용량 투약하거나, 누적 사용량이 많거나, 단기간에 자주 시술하면 보툴리눔 톡신 효과가 점차 떨어지는 내성이 나타나기 쉽다.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을 경고하는 국내 실태 조사도 나왔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에서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어린 연령일 때부터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는 다빈도·고용량화 경향을 보인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연평균 2회 이상 보툴리눔 톡신을 시술하고, 한 번에 두 군데 이상 시술한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자의 64%는 연 2회 이상 시술한다고 응답했다.

미용 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는 비교적 젊은 20대부터 보툴리눔 톡신을 처음 접하면서 내성을 간과하기 쉽다. 최근 발표된 실태 조사에서도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받은 사람 10명 중 7명(74%)은 시술 효과가 떨어지는 경험을 하는 등 내성이 의심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내성 발현으로 미용 시술 좀 못하는 게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한국에서 90% 이상 미용 목적으로 시술되고 있지만 치료학적 가치가 높은 전문의약품이다. 글로벌에서는 안검 경련, 요실금, 편두통, 다한증, 뇌졸중 근육경직 완화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서 폭넓게 쓰인다. 보툴리눔 톡신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사라져 버리는 셈이다.

한 번 생긴 보툴리눔 톡신 내성은 평생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 소비자 스스로가 보툴리눔 톡신 내성 위험성을 인지하고 조심해야 한다. 가급적 처음부터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고려한다면 순수 톡신만 정제해 내성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복합단백질이 많을수록 인체 내 항체를 만들어 내성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생애 처음 보툴리눔 톡신을 맞는다면 한 부위에만 최소 권고 용량을 투약한다. 일반적으로 초회 효과는 3일 이내, 최대 효과는 2주 이내 나타난다. 시술 주기도 고려한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는 6개월 남짓이다. 여러 번 반복해 시술하는 만큼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한 제품인지 살펴야 한다.

만약 예전보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 효과가 덜하다고 느껴지면 내성 여부부터 점검한다. 대개 다니던 병원을 옮겨 재시술받는데, 누적 보툴리눔 톡신 사용량이 늘어나 내성이 더 강해진다. 결국 미용 목적 이외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학적 활용도가 높은 보툴리눔 톡신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용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미용 시술로서 가치와 치료적 가치를 함께 보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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