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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한국축구…이번엔 국내파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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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아시안컵에서 벤치에 나란히 앉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과 헤어초크 수석 코치. [연합뉴스]

아시안컵에서 벤치에 나란히 앉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과 헤어초크 수석 코치. [연합뉴스]

감독 경질 이후에도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이 가실 줄 모른다.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 해임당한 감독과 코치는 경질 이후에도 선수 탓을 하고 있다. 불화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은 경기력이 떨어져 고전 중이다. 후임 감독 선임에 매진해야 할 대한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4선 출마 관련 논란에 휘말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적반하장식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18일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재임 기간은) 스포츠적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 최고였다’며 자화자찬했다”고 보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아시안컵 부진은)손흥민과 이강인이 갈등을 빚은 게 결정적 요인이다. 내 전술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 해임 통보를 받은 직후엔 소셜미디어를 통해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의 놀라운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슈피겔은 “클린스만에겐 한국 축구대표팀보다 (아내가 기다리는) 캘리포니아가 더 중요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선수 탓을 하기는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오스트리아) 전 수석코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오스트리아 크로난 차이퉁에 기고한 글에서 “중요한 경기 전날 저녁에 우리 팀의 톱스타 두 명이 멱살잡이하며 팀 내 세대 갈등이 터져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수개월 동안 힘들게 쌓아 올린 모든 게 몇 분 만에 박살 났다”고 주장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선수단 내분설’의 두 주인공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18일 열린 소속팀 경기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은 나란히 부진했다. 토트넘 손흥민은 대표팀 동료 황희찬이 몸담은 울버햄프턴과의 홈 경기에서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1-2 패배로 경기를 마쳤다. 이강인도 낭트와의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손흥민과의 불화설에 휘말린 이강인에 대해선 중계권사 및 광고주도 ‘손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낭트전 중계를 맡은 쿠팡플레이는 해당 경기에 앞서 게재한 홍보 사진 및 그래픽에서 이강인을 배제했다. KT 또한 광고 모델 이강인과 함께 진행하던 프로모션을 서둘러 종료했다.

차기 감독 선임에 집중해야 할 대한축구협회(KFA)는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여부가 논란이 되자 난감해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도중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 4선 도전 의지를 내비친 게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와 관련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7일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뒤 “일을 잘 하는 게 문제 아니겠냐”며 즉답을 피했다. 체육계에서는 “종목 단체 수장에 대한 원칙론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축구대표팀 관련 논란이 국민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KFA는 축구대표팀 후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국내파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6명 안팎으로 감독 후보군을 꾸린 뒤 우선순위를 정해 검증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명단에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포함해 전·현직 지도자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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