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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위성 파괴할 핵EMP 개발 중"...美, 왕이에 "中도 피해"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가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새로운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중국에 관련 사실을 거론하면서 “중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사실상 공동 대응을 요구하고 나선 모습이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위성 형태의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소유즈2-1b 로켓에 실려 달 탐사선 루나-25가 지난해 8월 11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위성 형태의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 소유즈2-1b 로켓에 실려 달 탐사선 루나-25가 지난해 8월 11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되는 모습.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CNN은 관련 사정에 밝은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폭발 시 엄청난 에너지 파동을 일으켜 (우주에서)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위성 형태로 일정 궤도에 올린 핵무기가 폭발하면서 일으키는 전자기파(EMP) 공격을 의미한다.

소식통들은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신형 핵 EMP 무기 개발에 성공해 실전 배치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실제로 핵 EMP 공격에 나설 경우 미국의 핵 지휘·통제 위성은 물론 전 세계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위성항법장치(GPS) 등 위성 기반 체계가 완전히 먹통이 되면서 일상생활이 멈춰설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발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발사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으로부터 러시아의 신형 핵무기 개발 동향 관련 동향을 브리핑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어 지난 16일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현재 러시아가 하는 일로 미국민이나 세계 어느 곳에도 핵 위협은 없다”면서도 “그들이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모든 것은 위성과 우주, 그리고 잠재적으로 위성을 손상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스타링크 무력화 시도할 수도"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무기가 사용된다면 핵무기 역사상 가장 위험한 루비콘 강을 건너게 되는 것”이라며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일상생활에 극심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미 국방 당국은 아직 개발 중인 단계로 궤도에 띄우는 등 배치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런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염려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같은 소형 집합 위성을 활용하면서 러시아군이 고전했다”며 “기존에 러시아가 개발하던 위성요격미사일로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흩어진 위성들을 무력화할 수 없기 때문에 핵 EMP 무기 개발에 나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현재 약 6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이 우주 궤도에서 가동 중이다.

스타링크 위성의 개념도. cerexio 홈페이지 캡처

스타링크 위성의 개념도. cerexio 홈페이지 캡처

미국은 러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을 중국·인도 등과도 논의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17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직)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을 잇따라 만나 “우주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이 같은 요청에도 왕이 부장은 그간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 중요성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핵 EMP 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우주 공간에서의 군사적 이용을 제한하는 ‘우주 조약’(1967년 발효)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조약에 따르면 우주 공간에선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배치가 금지된다.

이와 관련, 양 위원은 “북한 등이 러시아의 전략과 작전 개념을 따라가는 위험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며 “러시아가 이런 금기를 깨면서까지 실전 배치할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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