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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 자꾸 처진다고?…단순 피로 아니다, 약 필요한 이 질환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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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근무력증 바로 알기

‘현대인은 만성피로를 안고 산다’고들 한다. 지친 일과와 스트레스로 피로에 시달린다. 당연시하면서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질환이 만성피로에 가려져 있다. ‘중증근무력증’이 그중 하나다. 한마디로 근육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질환이다.  무력감을 느껴 처음엔 단순 피로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초기 신호를 놓쳐 진단이 늦어진다. 기력의 문제가 아니다. 몸의 면역 체계가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따라서 딱히 원인도, 예방법도 없다.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다.

근육에 힘을 주거나 근육을 움직이려면 뇌에서 신호를 보내고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신경 말단부와 근육이 이어지는 신경근 접합부의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제대로 결합해야 한다. 근데 면역 체계 교란으로 이를 방해하는 항체가 생기면 아세틸콜린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근육 수축에 문제가 생긴다. 즉 중증근무력증은 근육에 힘을 주는 신경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태다. 의지로 움직이는 근육이면 어디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이혜림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힘을 주는 명령이 잘 전달되지 않는 병”이라며 “수의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엔 괜찮은데 오후에 심해져

가장 먼저 혹은 흔하게 증상이 생기는 곳은 눈 부위다. 눈꺼풀 근육 수축에 문제가 생겨 눈꺼풀이 처진다.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눈꺼풀을 밀어 올리는 행동을 하게 된다. 또 안구 운동에 장애가 생겨 상이 겹쳐 보이는 복시를 호소하기도 한다. 운전하다 차선이 이중으로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가천대길병원 재활의학과 임오경 교수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안구형 중증근무력증”이라며 “의지대로 눈이 제대로 잘 안 떠지고 눈꺼풀이 처지게 되는데, 처음엔 ‘요즘 너무 피곤한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 근육에 문제가 생기면서 씹는 힘이 약해져 딱딱한 음식물을 씹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한 연하장애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눈이나 얼굴 부위에 그치지 않고 전신으로 퍼졌을 때다. 팔이나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기도 하고 양치질을 하거나 머리를 감는 단순한 일상 행위도 버거워진다. 이혜림 교수는 “실제로 많은 환자가 양치질이나 머리 감을 때 힘들어서 쉬었다 해야 한다고 호소한다”며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심지어 머리 빗는 것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게다가 심한 경우에는 호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 교수는 “호흡근에 작용하면 호흡 마비까지 오는 심각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중중근무력증 증상의 양상에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아침엔 증상이 잠잠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쉬면 증상이 나아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중변동(日中變動)이라고 해서 아침에는 비교적 괜찮은데 오후가 되면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핵심은 해당 근육을 계속 썼을 때 힘이 빠지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나아지는 변화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복약 임의 중단, 재발·악화 불러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으면 조속히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신경과를 찾으면 검사와 함께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 검사(혈액검사), 반복신경자극검사, 약물 주사 후 근육에 힘이 생기는지 체크하는 텐실론검사 등으로 확진이 가능하다. 눈꺼풀 처짐이 뚜렷한 환자에게는 얼음찜질 검사가 사용되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로 이뤄진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메스티논),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제제 등 크게 세 가지 약물이 사용된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증상을 조절하는 용도다. 복용 후 30분~1시간이면 효과가 나타나고 3~4시간 정도 유지된다.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 하루 세 번 먹어야 한다. 면역억제제는 아자티오프린, 프로그랍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데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테로이드제제는 면역억제제 효과가 나타나기 전이나 초기(3~6개월), 증상이 갑자기 악화했을 때 증상 조절을 위해 사용된다.

근데 적지 않은 환자가 증상이 나아지거나 스테로이드 부작용 등의 이유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는 증상 악화, 범위 확대, 재발의 원인이 된다. 이 교수는 “질환명에 중증이라는 단어 때문에 겁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치료 중 임신도 가능하고 꾸준히 치료하면 일상생활도 가능하다”며 “치료를 자의로 중단하는 경우엔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꾸준한 치료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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