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간 사건에 대해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국민의 입을 막는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항의했다가 경호원들에게 입이 막히고 사지를 들려 나간 적이 있다.
17일 진보당에 따르면 강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졸업식에서 끌려나가야 할 사람은 졸업생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해놓고 졸업식에 참석한 것도 모자라,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고 말하며 본인에게 쓴소리하는 졸업식의 주인공은 입을 틀어막고 내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말했던 국회의원은 행사장 밖으로 내쫓고, R&D 예산 복원하라는 대학원 졸업생은 내쫓긴 후 경찰서까지 갔다”며 “도대체 말 한마디가 무슨 법에 위반됐길래 경찰서까지 간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는 말을 하는 국민은 경찰 조사까지 받는 독재정권의 말로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말 한마디 하면 누구라도 입이 틀어막히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짚었다. 또 “본인에게 쓴소리하는 모든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자리에서 끌려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윤 대통령이 축사하던 도중 한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하라”고 항의했고, 경호원들은 그의 입을 막고 강제 퇴장 조치했다. 대통령실은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18일에도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대통령실 경호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강 의원을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