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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대 정적’ 러 야권 인사 나발니 시베리아 감옥서 사망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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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호 11면

알렉세이 나발니

알렉세이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사진)가 감옥에서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발니가 복역 중이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연방교도소는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에서 “나발니가 이날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출동했지만 나발니를 소생시킬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자세한 설명 없이 “교도소 당국이 나발니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주의 정치인이었던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앞장선 인물이다.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선거 부정과 정부 부패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푸틴의 측근을 조사한 결과를 동영상으로 공유했다. 이런 영상은 수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2011~12년 러시아 시위를 선동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2013년 모스크바 시장 경선에서 27%의 득표율로 승리하기도 했다. 그는 푸틴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흑해에 지은 궁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사용한 저택과 요트 등을 공개해 크렘린궁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러다 2020년 8월에는 독극물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한 나발니는 주변의 만류에도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했고,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2021년 2월부터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235㎞ 떨어진 멜레코보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다양한 혐의가 계속 추가됐다.

지난해 12월에는 3주간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다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아 ‘북극의 늑대’라고 불리는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의 유형지로 이감된 것이 확인됐다. 나발니는 변호사를 통해 “앞으론 북극권에서 살게 됐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사망 소식이 전해졌고, 가디언은 “푸틴에 의한 정치적 암살 가능성이 제기되는 사건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푸틴은 최근 5번째 임기를 위한 대선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그는 이미 스탈린 이후 가장 오래 재임한 러시아 지도자이며 2030년에 다시 출마할 경우 스탈린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 내에 남아 있던 마지막 정치적 반대 세력이 사실상 소멸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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