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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최대병원 공격 "인질 시신 찾겠다고 무덤 파헤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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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탈출한 팔레스타인 아동이 라파로 피란하는 길에서 잠시 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탈출한 팔레스타인 아동이 라파로 피란하는 길에서 잠시 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붙잡아 간 이스라엘 인질들이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운영 중인 병원 중 가장 큰 나세르 병원을 공격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이 자국과 인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강력한 군사작전을 예고하자 국경 근처에 대규모 난민 수용 캠프 건립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BBC·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을 공격했다. 명분은 이스라엘 인질 구출이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지금 나세르 병원에 부상당한 민간인 뒤에 숨어있다”며 “하마스가 붙잡은 인질 주검이 아직 병원 내 존재한다는 믿을 만한 첩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장했던 인질을 찾지는 못했다. 대신 이스라엘군은 수십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 중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에 참여한 하마스 대원과 구급차 운전기사 등도 포함됐다.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 유니스 나세르 병원에서 부상자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병원이 피해를 입는 가운데 옮겨지고 있는 모습을 담은 SNS 영상 일부.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 유니스 나세르 병원에서 부상자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병원이 피해를 입는 가운데 옮겨지고 있는 모습을 담은 SNS 영상 일부. 로이터=연합뉴스

나세르 병원은 가자지구 내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대형 병원이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일주일 전부터 병원을 포위한 채 병원 내 환자와 피란민 8000여명을 피신시키고, 공격도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병원 책임자는 BBC에 “병원 내부는 파멸적이고 매우 위험하다”며 “병원 인근에서 몇 시간 동안 포격과 폭발이 있었고 환자들 가운데 심각하게 다친 이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외상 외과 의사는 CNN에 탈출하려 했던 8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부상자 중에는 병원 입구에서 총 4발을 맞은 16세 소년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직 병원 안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인질은 병원에 없다”며 “이스라엘이 인질의 시신을 찾기 위해 무덤까지 파헤쳤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10만명 규모’ 난민 캠프 건립중

이집트와 인접한 가자지구 남부 접경 도시 라파에 있는 난민촌에서 한 아동이 개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집트와 인접한 가자지구 남부 접경 도시 라파에 있는 난민촌에서 한 아동이 개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집트가 국경 근처에 콘크리트 방벽으로 둘러싼 대규모 난민 수용 캠프를 건립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가자지구와 인접한 시나이 사막에 약 20㎢ 면적을 둘러싸는 콘크리트 방벽을 짓고 있다. 여의도 면적(2.9㎢)의 약 7배에 달하는 크기로, 수용 가능 인원은 1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이집트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미 상당수의 텐트가 반입되는 등 건립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러한 움직임은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위험이 커졌다고 이집트 관료들이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라파 등으로 확대될 경우 대규모 난민이 갑자기 이집트 영토로 밀려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임시 수용시설을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국기를 들고 전차를 운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국기를 들고 전차를 운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지난 12일 라파 공습 이후 대규모 추가 군사작전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난민이 몰려있는 곳이다. 이곳엔 전쟁 후 현재 가자지구 인구(230만 명)의 절반 이상인 140만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이 군사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을 위한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된 협상에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과 이집트 고위 정보 관리가 참여했지만 명확한 결론 없이 협상을 종료하고 13일 카이로를 떠났다. 추가 회담 일정은 하마스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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