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3월 불출석" 요청에…法 "출마는 출마, 재판은 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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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증인이 출마하거나 피고인이 출마한다고 해서 그걸 재판 기일에 고려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 진행과 관련해 단호한 정리에 나섰다. 이 재판부는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서 받는 3개의 재판 중 2개(대장동·백현동·성남FC 의혹, 위증교사)를 맡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16일 이 대표와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개발특혜의혹 등 혐의(특가법상 뇌물) 9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배석판사 교체 이후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논의했다. 준비기일이라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나오지 않았고, 검사와 변호사들만 나와 짧게 얘기했다.

이 대표 변호를 맡은 조원철 변호사는 다음 주 새 배석판사가 온 후 갱신절차를 간단히 하는 데에는 동의했으나, 이후 곧바로 이어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증인신문 날 이 대표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난색을 보였다. 조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나오는 3월 19일에는 이재명 피고인은 변론 분리하는 게 어떨까 한다”며 “출마 관련”이라고 했다. 공식 선언은 아직 없었지만 4월 총선에 이 대표가 나오는 게 사실상 예정된 상황에서, 3월 재판은 이 대표 없이 정 전 실장만 피고인석에 앉혀 진행해 달라고 한 것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입당 및 인천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입당 및 인천 계양을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뉴스1]

다른 변호사도 “증인도 출마한다고 하는데…”라고 거들었다. 최근 자유통일당에 입당한 유 전 본부장은 14일에는 총선 출마 선언을 공식화했다. “껍데기밖에 안 남은 이재명이 여러분이 주신 표로 방탄조끼 입는 꼴은 더이상 못 보겠어서 나왔다”며,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나가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도 어차피 증인으로 못 나오지 않겠느냔 얘기가 오갔지만, 김 부장판사는 “증인이나 피고인이 출마한다고 기일에 고려해 드릴 순 없고, 저희는 저희대로 기일을 잡아서 해야 한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이후에도 네 차례에 걸쳐 김 부장판사에게 다시 생각해 달라고 요청하는 말을 건넸으나, 김 부장판사는 ‘출마는 출마, 재판은 재판’이란 뜻을 명확히 했다. 김 부장판사는 “(유 전 본부장 증인신문이) 정 전 실장과만 관련 있는 게 아니고, 이 대표와도 관련 있어 분리해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조 변호사가 “저희가 방어권을 포기하겠다”라고도 했지만, “그래도 분리는 안 된다”는 답만 돌아왔다. 조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증인도 그렇고 피고인도 출석 가능할지…”라며 말을 흐려봤지만 김 부장판사는 “그건 저도 모르지만, 원칙대로 하는 게 맞다”며 흔들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27일과 다음 달 12일 두 차례로 갱신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19일부터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본격 공판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는 증인으로 소환되면 다 나갈 것”이라며 “이 대표는 제 핑계 대지 말고 본인이나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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