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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로케] 세작의 은신처 만휴정, 의적의 거처 송소고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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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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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속 그림 같은 건축물

그윽한 풍경의 안동 만휴정. ‘미스터 션샤인’ ‘세작, 매혹된 자들’의 무대다. [중앙포토]

그윽한 풍경의 안동 만휴정. ‘미스터 션샤인’ ‘세작, 매혹된 자들’의 무대다. [중앙포토]

야구는 투수놀음, 시대극은 미술놀음이다. 한복과 장신구 같은 소품, 아름다운 궁궐과 기와집 같은 미장센이 극의 리얼리티도 살리고,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최근 안방극장을 주름잡는 퓨전 사극 ‘세작, 매혹된 자들(tvN)’ ‘밤에 피는 꽃(MBC)’은 단아한 풍경의 고택이 두루 등장해 극의 기품을 한층 높여준다.

가상의 조선 임금 이인(조정석)과 세작(첩자) 강희수(신세경)의 운명적 사랑을 그리는 ‘세작, 매혹된 자들’에는 이름난 고택이 자주 보인다. 이를테면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난 장소는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서원 9곳 중 한 곳으로, 1572년 건립됐다. 서원 옆에 세심대(洗心臺)라 불리는 너럭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희수가 바둑을 두는 장면을 연출했다. 영의정 강항순(손현주)과 그의 딸 희수가 머물던 가옥은 경남 함안의 일두고택으로 1570년대 중건했다고 전해진다.

희수가 복수를 다짐하며 3년간 은거하는 장소는 경북 안동의 만휴정이다. 계곡 안쪽에 숨어 있는 이 그림 같은 정자는 낯설지 않다. ‘미스터 션샤인(tvN)’에 등장한 뒤 전국구 명소로 뜬 그곳이다. 요즘도 주말이면 정자와 외나무다리, 계곡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담아가는 젊은 연인을 여럿 볼 수 있다.

MBC ‘밤에 피는 꽃’도 있다. 밤만 되면 담을 넘어 의적 활동을 하는 15년 차 수절 과부 여화(이하늬)의 활약상을 그린 코믹 시대극인데, 경북 청송 덕천마을의 송소고택이 주 무대로 활용됐다. 여화의 거처로 나오는 기품 넘치는 가옥이 이곳이다. 조선 후기에 세워진 이 건축은 ‘99칸짜리 부잣집’으로 통할 만큼 규모가 장대하다. 후손이 대를 이어 관리하는 일두고택과 송소고택은 이른바 고택 체험도 가능하다. 관람은 물론이고 숙박도 할 수 있다.

‘고려 거란 전쟁(KBS2)’은 전쟁을 전면에 둔 사극답게 우아한 고택보다 산천과 들녘 풍경이 더 많이 보인다. 고려군 진영과 성내 마을, 시장 장면은 경북 문경의 가은오픈세트장(에코월드)에서 주로 촬영했다. 고구려궁과 안시성·요동성 등이 재현돼 있어 후삼국과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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