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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평·백령도 찍어 "군태세 강화"…지대함 미사일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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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 신형 지대함 미사일 발사를 지도하면서 "해상 국경선은 무력행사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역에서의 군사행동을 암시했다. 연초부터 "북방은 한계선은 허용할 수 없다"(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고 선언하며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이 전날 "신형 지상대해상(지대함)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발사된 미사일들은 1400여초(23분20여초)간 비행해 목표선을 명중 타격했다"라고도 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는데, 북한이 이를 새로운 지대함 순항미사일 '바다수리-6형'이었다고 처음 공개한 것이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이 '검수 사격 단계'라고 한 만큼 무기를 배치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판 우란' 개량한 듯…"고속정 맞춤형일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군 안팎의 설명을 종합하면 바다수리-6형은 북한이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공개했던 대함 순항미사일을 기본형으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초저공으로 100~200㎞ 거리를 아음속(음속이하) 비행하는 '시 스키밍' 등의 특징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시 스키밍은 상대의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10m 안팎으로 해수면에 바짝 붙어 비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북한의 대함 순항미사일은 옛 소련(현 러시아)의 순항미사일인 우란(kh-35)을 모방해 만들어 '북한판 우란'으로도 불린다. 우란 미사일은 미국의 하푼 대함 미사일에 대응되는 무기로, 중대형 군함을 겨냥한 순항미사일이다. 북한은 바다수리-6형을 8연장 이동식 지상발사대(TEL)에서 발사했는데, 기습 능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바다수리-6형은 기존 미사일보다 추진체의 날개가 사라졌고, 탄두부 아래 부착된 열추적 광학 탐색기(시커)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해군 함정의 레이더 전파 방해(재밍)를 회피하기 위해 레이더·열추적 등 다중 모드 탐색기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기존 대함 순항미사일에 머물지 않고 표적별 '맞춤 제작'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이 8차 당대회에서 주문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 개발"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바다수리는 중대형 함정뿐 아니라 소형이면서 고속 기동하는 우리 해군의 신형 유도탄 고속함을 노려 타격 대상을 확대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상 국경선' 거론하며 "연평·백령도 중요 지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특히 김정은이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의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은 바다수리-6형이 겨냥하는 대상을 암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남북 간 해상 경계선인 NLL을 "합법적 명분도 없는 유령선(線)"이라 깎아내리면서 "해상 주권을 성명, 발표문으로 지킬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무력행사로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이어 재차 NLL 무력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정은은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무력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해상 국경선'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김정은이 최근 한국을 남·북 관계의 동족 개념에서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북한이 말로는 서해 NLL을 거론하면서 육지나 동해 등에서 성동격서식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군력 강화 집착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뉴스1

김정은은 최근 해군력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이 "동·서해 함대 해안미사일병대대 전투 편제개편과 관련해 중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에는 동해 신포 잠수함기지에서 불화살-3-31형 발사를 지도하면서 핵추진 잠수함과 신형 군함 건조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서해 NLL 등에서 군사적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한·미의 해상작전 전반을 저지하려는 노림수란 분석이 나온다.

오는 4~5월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 일대에 미 항공모함이 결집하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7일 한국 총선·대만 총통 취임식과 맞물려 고조되는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오는 4~5월에 미국 항공모함 5척이 한반도 주변에 집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걸프전(1990~91년) 이후 최대 항공모함 집결로 북한이 이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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