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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브로커 해악 크다, 17억 추징" 검찰보다 높게 선고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광주지법 ‘검·경 브로커’ 징역 3년6월 선고 

사건 브로커 성모씨가 경찰 간부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성씨는 경찰 고위직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 수사를 무마하고, 경찰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 독자

사건 브로커 성모씨가 경찰 간부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성씨는 경찰 고위직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 수사를 무마하고, 경찰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 독자

코인사기 피의자에게 거액을 받은 뒤 경찰관과 검찰 수사관 등을 상대로 수사 무마를 청탁하거나 수사 정보를 빼낸 검·경 브로커 성모(60)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브로커 성씨는 재판 내내 “받은 돈 대부분을 돌려줬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검찰 구형보다 많은 추징금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15일 코인사기범 탁모(45)씨에게 돈을 받고 경찰 수사 무마·축소를 청탁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브로커 성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17억1300만원을 선고했다.

치안감 죽음 부른 브로커 사건 1심 선고 

검경 브로커 성모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코인 사기범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거나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직 경찰관이 지난해 11월 30일 광주집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경 브로커 성모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코인 사기범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거나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직 경찰관이 지난해 11월 30일 광주집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성씨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15억3900만원을 구형한 검찰보다 징역 형량은 낮아졌으나 추징금은 1억7400만원 늘었다. 재판부는 또 성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브로커 전모(63)씨에게는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415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1억4150만원을 구형했다.

“코인사기 사건 봐달라” 18억원 받아

'사건 브로커' 성모씨의 비위 의혹을 검찰에 제보한 탁모씨가 코인 사업 동업자와 함께 찍은 사진. 탁씨는 코인 사기와 경찰 수사 무마 등을 위해 성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사진 독자

'사건 브로커' 성모씨의 비위 의혹을 검찰에 제보한 탁모씨가 코인 사업 동업자와 함께 찍은 사진. 탁씨는 코인 사기와 경찰 수사 무마 등을 위해 성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사진 독자

성씨 등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11월 사이 수십억대 규모의 코인사기 피의자인 탁씨에게 18억5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기 전과 6범인 탁씨는 서울경찰청, 서울 강남경찰서,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피해자 고소장이 접수되자 성씨 등을 통해 사건을 무마해줄 것을 청탁했다.

돈을 받은 성씨는 20여년간 골프·식사 접대 등을 통해 친분을 쌓은 경찰 고위직, 검찰 수사관을 상대로 수사 상황을 캐내며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 그는 탁씨에게 “사건을 청탁하려면 접대를 해야 한다”며 골프 회원권 구매와 변호사 선임비 등 명목으로 15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 “해악 큰 범죄…죄질 나빠”

지난해 11월 23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복도에서 검찰 수사관이 압수물을 옮기고 있다. '사건 브로커'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경찰 승진인사 등을 청탁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전남경찰청에서 인사자료를 확보하고, 소속 경찰관 일부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3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복도에서 검찰 수사관이 압수물을 옮기고 있다. '사건 브로커'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경찰 승진인사 등을 청탁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전남경찰청에서 인사자료를 확보하고, 소속 경찰관 일부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성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탁씨에게 받은 금품 상당 부분을 반환하거나, 탁씨 변호사 선임 비용 등에 썼다”고 주장하며 추징 금액을 낮추려고 애썼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씨가 탁씨에게 건넨 돈은 반환이 아니라 별도로 대여한 돈으로 보이고, 변호사비 선임료도 청탁·알선 범행 경비로 쓴 것이어서 추징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들 범행은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해악이 크다”며 “특히 성씨는 범행 경위와 수법 등을 비춰볼 때 죄질이 아주 좋지 않다”고 밝혔다.

“브로커 재판은 이제 시작”…검찰, 18명 기소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인사계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검경 수사 무마·인사 청탁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전남경찰청에서 인사자료를 확보, 일부 소속 경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인사계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검경 수사 무마·인사 청탁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전남경찰청에서 인사자료를 확보, 일부 소속 경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검·경 안팎에선 “성씨의 사건 브로커 재판은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이 탁씨 사건 외에도 성씨가 경찰 승진 인사와 사건 청탁 등에 개입한 혐의를 광범위하게 수사 중이기 때문이다.

성씨는 이날 1심 선고된 사건과 별개로 돈을 받고 광주·전남지역 경찰 인사청탁을 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성씨가 개입한 경찰 인사와 수사 청탁 등에 관여한 혐의로 전·현직 검·경 관계자 등 1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성씨와 코인 사기범 탁씨의 18억원대 사건 청탁 문제로 불거진 사건은 지난해 11월 전직 치안감 A씨(당시 61세) 사망 후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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