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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사실상 경질…정몽규 승인 절차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한국축구대표팀 경기력 부진 및 선수단 내 갈등으로 지도력 논란에 휩싸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경질 수순을 밟는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이하 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기간 중 드러난 축구대표팀 경쟁력 저하의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 강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아시안컵 과정과 결과, 북중미월드컵 준비 과정 등과 관련해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까지 포함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논의했다”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교체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협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후 1년 만에 전격 경질됐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후 1년 만에 전격 경질됐다. 연합뉴스

황보 본부장은“아시안컵의 경우 4강 요르단전에 대한 전술 대비가 부족했다. 새 얼굴 발굴에도 실패했고 선수단 관리 차원에서는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도 제어하지 못 했다. 지도자로서 팀에 규율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국내 체류일수가 지나치게 적은 점 등 근무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면서“취임 당시 본인이 한 약속(한국에 오래 머물겠다는 발언)을 거듭해 어기면서 신의 회복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최종 결재 과정이 남아 있지만, 대표팀 감독 임면의 행정적 주체인 강화위원회가 경질로 의견을 모으면서 사령탑 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카타르월드컵 본선 이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은 3년 6개월의 임기를 채우지 못 하고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축구대표팀은 최근 막을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에서 4강에 올랐지만, 아시아 톱클래스로 평가 받는 한국 축구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조별리그(2-2무), 4강(0-2패)에서 요르단과 잇달아 맞붙어 1무1패에 그친 것을 포함해 한 수 아래로 여긴 팀들을 상대로도 속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 관련해 전술적 역량 부족을 드러낸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경질을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요르단과의 4강전을 하루 앞두고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다툼을 벌이는 등 내부적으로 분열한 사실까지 뒤늦게 드러나며 감독의 선수단 관리 능력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 해임을 의결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 해임을 의결했다. 사진 공동취재단

당초 협회는 사령탑을 유임하는 대신 코칭스태프를 일부 개편해 대표팀 분위기를 쇄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시안컵 이후 여론의 역풍이 예상 이상으로 거세지자 계획을 수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커지자 ‘감독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강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축구협회는 잔여임기를 2년 6개월가량 남긴 클린스만 감독에게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주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해 취임 당시 200만 유로(29억원·추정)의 연봉을 보장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위약금 총액은 7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한 코칭스태프도 함께 교체해야 하는 만큼 관련 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동반 사퇴를 주장한 축구팬.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동반 사퇴를 주장한 축구팬. 연합뉴스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연합뉴스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독일) 위원장을 포함해 정재권 한양대 감독 등 강화위원 8명이 참석했으며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회의 형태로 참여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 참석했다. 연합뉴스

현재 미국에 거주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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