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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단히 이상한 일"…강원래가 '건국전쟁' 못 본 사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영화관을 찾은 가수 강원래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영화를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사연이 알려졌다. 강원래는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강원래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고 “송이(아내)가 보러 가자고 해서 영화 ‘건국전쟁’ 보러 갔다가 막상 동네 극장에 가니 계단뿐이라 휠체어가 못 들어가는 관이었다”며 “저만 못 보고 송이(아내)랑 선이(아들)만 보러 갔다. 저는 지금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추석 때쯤 VOD로 볼 수 있겠죠”라고 썼다.

가수 강원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관람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가수 강원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관람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그가 함께 게시한 동영상에서 따르면 해당 상영관은 ‘컴포트관’이었는데, 출입구가 계단밖에 없어서 휠체어로 들어갈 수 없었다. 강원래가 방문한 CGV의 컴포트석은 일반 좌석보다 좌석 간격이 더 넓고 쾌적한 좌석으로, 가격은 일반 2D 영화보다 약 1000원 비싸다.

강원래가 “들어주면 안 되냐”고 하자 극장 측은 “계단이라 위험하다”며 불가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강원래는 “컴포트관은 휠체어가 못 들어가는 곳인지 몰랐다”며  “(직원이) ‘잠깐 일어설 수 있냐’고 해서, ‘일어설 수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못 본다’고 한다”고 전했다.

강원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관람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강원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가 휠체어 입장이 어려워 관람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어 “차에서 기다리며 생각해 보니 전체 취소하고 다른 극장에 갔어도 됐는데 왜 나만 취소했을까 후회가 된다”며 “휠체어가 못 들어간다고 하니 정신이 없었다. 현명한 선택이 필요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애인등편의법 제4조에 따르면 공연장, 집회장, 관람장, 도서관 등의 전체 관람석 또는 열람석 수의 1% 이상은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조와 위치를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

다만 이 기준은 ‘개별 상영관’이 아닌 ‘전체 상영관’ 좌석 수를 기준으로 해서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1년 7월 개별 상영관별로 1% 이상을 설치하는 것이 입법 취지에 맞는다며 장애인관람석을 개별 영화상영관을 기준으로 1% 이상 설치하라고 권고했다.

CGV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인권위 시정 권고에 따라 조치하고 있고 계획했던 18곳 중 15곳에 장애인 관람석을 설치했다”며“장애인석이 없는 상영관의 경우 계단으로 이동하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안내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원래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제가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든다. 나중에 인사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전체 상영관 기준이 아닌 ‘상영관별’ 좌석의 1% 이상을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강원래의 사연을 소개하며 “대단히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장애인들의 극장 출입 관련 규정에 해석상 맹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시행령 개정을 포함해 이 부분을 개선해 상식적인 세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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