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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에 사과한 이준석…개혁신당은 수도권 상륙작전 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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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야권의 제3지대와 빅텐트 구성에 대해 13일 기존 당원들에게 사과와 이해를 구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빅텐트 구성 후 처음 열린 당 지도부 회의에선 위성정당을 만든 거대 양당 및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빅텐트 출범(지난 9일) 뒤 첫 최고위원회의서 “통합 과정에서 소통 절차의 미흡함으로 소외감을 느끼시고 우려를 하게 되신 당원과 지지자께 죄송하다는 사과와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기존 당원들이 당원 게시판 등에서 빅텐트 구성을 놓고 ‘보수가치 상실 우려’ 등을 이유로 항의하는 데 대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낙연,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최고위원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낙연,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최고위원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공동대표는 오후에도 당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절차적 혼란에 대한 부분은 제가 마지막 협상에 배석했던 당사자로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다만 “생각의 스펙트럼은 개혁신당이 장기적으로 수권세력이 되기 위해 확대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고개를 숙인 이 공동대표의 화살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모두를 향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때론 혼자라고 느끼시는 것’은 당무 개입으로 국정을 함께해야 할 여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국정 운영의 파트너인 야당과의 전쟁을 선택하셨기 때문”이라면서도 “일신의 사법적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에 몰입해 제1야당의 엄중한 책임을 방기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으로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이 가장 선명한 야당으로 우뚝 서서 대안세력이 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의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이날 회의에선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양당이 (위성정당으로) 새로운 선택의 여지를 봉쇄함으로써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고, 김종민 최고위원도 “여기에 국민 표를 찍으라고 하는 건 범법 행위에 국민을 공범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구 선거로 승부 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응천은 영남, 김종민은 충청, 양향자는 호남, 금태섭은 서울 출신”이라며 “저희가 어느 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지도부인 것처럼 폭넓고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1차 공략 지역은 수도권이다. 이미 금태섭(서울 종로)·양향자(경기 용인갑) 등 전·현직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원욱(경기 화성을)·조응천(경기 남양주갑) 의원도 이날 각자 본인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둘은 출마 회견서 “개혁신당의 남양주 벨트, 화성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 후 이준석 공동대표와 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인 이들은 기존 지역구인 화성과 남양주에서 출마한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 후 이준석 공동대표와 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인 이들은 기존 지역구인 화성과 남양주에서 출마한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는 “각자 호남(이낙연)이나 영남(이준석) 지역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서 선전할 것인지, 이미 출마한 의원들과 함께 벨트를 이뤄서 수도권서 선거를 치를지 등 전략은 저희가 다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 의석수는 최소 30석이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이낙연 대표는 “30석은 넘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준석 대표도 CBS라디오서 “다다익선이기 때문에 30석보다는 목표가 크다”고 밝혔다. “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양당의 극한 대립이 끝난다”(이준석)라고도 했다.

다만 당 조직 통합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있다. 금태섭 최고위원은 “단언컨대 상대를 배제하고 자기 생각만을 관철하려는 태도로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는 그런 태도를 유권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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