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점포 없애는 은행들, 수퍼리치 겨냥 PB센터는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새해에도 ‘수퍼 리치’를 잡기 위한 주요 은행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반 점포 수를 줄이지만, 서울 여의도·강남을 중심으로 PB(프라이빗 뱅킹)업무에 특화된 대형 상담센터를 늘려 자산관리 등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이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서울 반포동과 도곡동 일대에 ‘KB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새로 열 예정이다. 2년 전 압구정에 지하 2층~지상 7층의 국내 최대 규모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점한 데 이어 공격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변호사ㆍ세무사ㆍ부동산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팀이 KB만의 차별화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PIB센터 1개(강남), 패밀리오피스 센터 2개(서울·반포)를 포함한 25개의 PWM(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센터를 운영 중이다. PIB센터는 개인자산관리와 기업 관련 니즈 모두를 가진 부유층 기업가를 대상으로 PB와 IB(투자금융)가 결합한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패밀리오피스 센터는 10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을 1대1로 관리하는 새로운 자산관리 브랜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여의도의 한 49층 높이 건물에 PB센터를 새로 오픈했다.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위한 특화점포인 ‘클럽원(Club1)’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동과 한남동에 이어 서초와 반포 일대에도 클럽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고액자산가를 위한 ‘TCW(TWO CHAIRS W)’ 조직을 신설해 12명의 지점장급 PB를 배치했다. 부유층 고객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과 대치동에서 TCW 센터를 운영 중이며 이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부산센터를 오픈했다.

주요 은행이 앞다퉈 고액자산가 잡기에 나서는 건 자산관리 등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조7748억원으로 전체 이익(33조7114억원)의 8.2%에 불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도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액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대면 거래 확대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반 점포는 빠르게 줄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이 국내에 설치한 지점과 출장소는 지난해 3분기 말 3931개로 1년 새 79곳이 사라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