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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기억력 나쁜 노인’ 특검 보고서 후폭풍…미국인 86% “재선하기엔 늙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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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의 나이가 ‘재선을 하기엔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10명 중 9명에 육박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현지시간) 나왔다. 현지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표현한 특검보고서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일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다시 최상위 정치 이슈로 떠올랐다”고 했다.

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 9~10일 미국 성인 52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6%가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을 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실시한 같은 조사의 응답률(74%)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여론 조사는 특검의 보고서가 공개된 후 실시된 것으로 특검보고서 내용이 유권자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라고 평했다.

지난 8일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직 당시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결정을 했지만, 보고서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재직 시기와 장남 보 바이든이 사망한 때도 떠올리지 못했다며 “기억력이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노인”이라고 적었다. 이는 유권자들이 갖고 있던 바이든 고령에 대한 불안감을 특검이 확인해 준 것으로 받아들여져 후폭풍이 거센 상황이다.

파장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까지 사태 진화에 가세했다.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질 여사는 지난 10일 후원자들에 보낸 e메일에서 “특검보고서는 부정확하고 정치적인 인신공격을 담았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77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네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고령 논란’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욱 집중되는 건 두 사람의 외모와 화법, 행동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대선 당시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머리카락은 더 하얗게 변했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머리를 염색하고, 큰 몸집과 키를 내세우며 힘 있게 연설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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