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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의대증원 돌이킬 수 없어…의사 단체행동 명분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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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의과대학. 뉴스1

서울의 한 의과대학. 뉴스1

대통령실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의사 단체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등 양측 사이 전운이 감도는 것과 관련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며 자제를 요청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에 관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의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 실행의 타이밍을 여러 가지 이유로 번번이 놓쳤다"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가 또다시 파업으로 응수한다면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의대 정원의 확대는 우리 필수의료 분야를 지키고 지방의료의 공백을 막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했다.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의사협회가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또다시 파업으로 응수한다면 '밥그릇 지키기',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투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의사 단체는 의대 증원을 추진할 때마다 파업을 무기로 반대해 왔고, 이는 현재 의사 부족과 필수·지역의료 공백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는 그동안 의대 증원과 관련해 지난 1년간 27차례에 걸쳐 논의했으며,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정책패키지에 담는 등 무수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기 전에 국민의 고통을 먼저 살펴주길 호소한다"고 했다.

앞서 정부가 오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후 의사들 사이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 '겁주면 지릴 것으로 생각했나', 의사 알기를 노예로 아는 정부' 등 과격한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페이스북에 "의사를 속일 수는 있겠지만 의사를 이길 수는 없다", "의사는 이렇게 겁박하는 게 아니다. 대체 의사를 뭘로 보는 거야" 등의 글을 연이어 게시했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도 페이스북에 "의사 알기를 노예로 아는 정부", "선무당이 사람 잡고 경험없는 대통령이 대한민국 의료를 잡는다" 등 글을 올리며 반발했다.

의협 산하 16개 시도 의사회는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의협보다 집단행동 파급력이 더 큰 단체로 꼽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후 9시 온라인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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