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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써야 절반 닳는 연골…벌써 무릎 '딱' 걸리는 느낌 든다면 [슬기로운 건강생활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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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해 건강은 빠뜨릴 수 없는 요소입니다. 나이에 따라 신경 써야 할 건강 이슈들이 다릅니다. 설 명절을 맞아 선물도 좋지만 연령대별 챙겨야 할 건강 포인트를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요. 중앙일보가 서울대병원 전문가 도움을 받아 연령별 슬기로운 건강생활을 짚어봤습니다. 네 번째는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와 알아보는 60대의 무릎 건강 관리입니다.

젊은 시절 건강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한두 군데 아픈 곳이 생기기 시작한다. 특히 50~60 대에 접어 들며 많은 이들이 무릎 통증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일반인은 2명 중 1명이 무릎 통증을 겪는 중이고, 3명 중 1명은 무릎관절염을 앓는다. 이처럼 무릎 문제는 고혈압처럼 아주 흔하지만, 무릎이 아프면 당장 걷기가 힘들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심하면 직업 및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치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관절염이 진행돼 걷기 능력이 저하되면 질병이나 장애 없이 살아가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이 감소하고 사망률은 4~5배 증가한다고 2018년 장기 추시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 고혈압·당뇨·심장·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으면 이런 양상은 더욱 악화된다고 알려졌다. 무릎 통증으로 활동량이 감소하면 하지 근력과 골밀도가 떨어지는데, 이 또한 건강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걷기를 비롯해 적절한 신체 활동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무릎 질병이 있으면 연쇄적으로 다른 장기에 악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레그프레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레그프레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무릎 통증, 연골 때문?

무릎은 하나의 장기로서 연골∙활액막∙인대∙연골판∙근육∙연골하골 그리고 이들의 배치형태인 하지정렬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보통 무릎 질환 하면 연골 손상으로 발생하는 관절염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상은 한 부위의 문제가 다른 부위까지 악화시킬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유전적 요소, 무릎 사용 습관, 근육 및 인대 단련 정도에 따라 무릎의 운명이 결정된다.

연골의 반감기는 100년으로 알려졌다. 100년이 지나야 연골의 절반이 닳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그 어떤 기계 장치 보다도 수명이 길다. 심지어 몸무게를 지탱하고 수백 ㎏이 되는 충격을 수만 번씩 견디면서 꺾고 비트는데 100년 만에 절반이 닳는다면 매우 길지 않은가? 이렇게 긴 수명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충격 흡수를 연골 혼자서 하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연골 및 주변 조직들은 스스로 어느 정도의 치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요건들로 인해 무릎의 성능은 사람마다 차이가 나게 된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주행성능이 서로 다른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은 어려운 동작을 반복해도 무릎이 아프지 않지만, 어떤 사람은 많이 아픈 것이다.

계단 오르기. 사진 서울대병원

계단 오르기. 사진 서울대병원

무릎 건강, 근력·힘줄·인대 영향

무릎을 구성하는 ‘연골, 연골판, 활액막, 하지 정렬’ 등은 우리가 직접 단련하거나 바꿀 수 없다. 그렇지만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하거나, 힘줄과 인대를 유연하고 강하게 만들 수는 있다. 이 부위들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완화시킬 수 있어서 평상시 단련을 통해 상태를 최적화하면 무릎 부상과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무릎을 단련하고 통증을 줄이려면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 운동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근력이 좋아도 힘줄과 인대의 유연함이 부족한 ‘뻣뻣한 무릎’은 관절 각도가 제한되어 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달리기처럼 반복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을 할 때 무릎 주변에 힘줄염(장경인대증후군, 슬개건염 등)이 잘 생길 수 있다. 반면 근력이 약하지만 힘줄과 인대가 유연한 ‘느슨한 무릎’은 무릎이 과도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 부위에 큰 힘이 가해지며 연골판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착지 동작이나 달리는 중 방향을 바꾸는 동작에서 무릎이 어긋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인대 파열과 슬개골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

밴드. 사진 서울대병원

밴드. 사진 서울대병원

무릎 운동 방법은 무릎 상태와 평소 운동량에 따라 다르게 조절해야 한다. 특히 관절염이 있는 경우는 관절염 단계에 따라 다르게 권유되며,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관절염은 관절 간격의 좁아진 정도와 관절 주위 골 변형 수준에 따라 0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4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관절염이 거의 없는 0~1 단계 무릎의 경우 특별히 제한할 운동은 없고, 본인 운동 능력에 맞게 하루 1~2회 운동을 하면 좋다. 10분 가량 스트레칭 운동을 하고 15~20분 가량 근력운동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레그프레스 운동을 1세트 30~40회씩, 3~4세트가량 적절한 무게로 하는 것이 좋다. 공원에 있는 레그프레스도 좋으며 계단 오르기 운동 또한 도움이 된다. 이후 간단하게 스트레칭 운동으로 정리하면 된다. 좀더 다양한 운동을 하길 원하는 경우 밴드, 스쿼트 등을 해도 좋다

관절염 2단계인 경우 연골판 파열이 동반된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때는 파열 위치 및 패턴에 따라 피해야 할 운동을 알아 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연골판 후방부위 파열의 경우 쪼그려 앉는 동작을 피해야 하며, 횡파열의 경우는 무릎을 돌리는 동작(테니스와 같은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파열의 패턴을 알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필요하며 파열이 1㎝ 이상이거나, 방사상 파열인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관절염 3,4단계의 경우는 통증이 꽤 동반된다. 약 복용, 주사, 혹은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통증이 극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정량의 운동을 매일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분들은 같은 단계의 관절염이라도 통증 없이 훨씬 잘 지내는 경우가 많다. 추천하는 운동은 마찬가지로 10분 스트레칭, 10분 레그프레스 근력운동, 10분 걷기 운동, 10분 정리 스트레칭 운동이다. 수영, 자전거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쉬지 않고 1시간 이상 걷는 것은 연골 손상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중간에 쉬면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스쿼트. 사진 서울대병원

스쿼트. 사진 서울대병원

 무릎 걸리는 느낌 주의

운동을 하다 무릎이 부어서 잘 구부러지지 않거나, 무릎에 딱 걸리는 느낌이 발생하는 경우 꼭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둘 다 무릎에 기계적 손상이 발생했을 수 있다. 통증이 심해진 경우 또한 해당 운동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실질적인 운동 방법은 무릎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 주치의와 상담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체중 또한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요소이다. 뱃살 1㎏는 무릎에 5~7㎏ 이상으로 가해진다. 그러므로 적절한 체중 조절을 통해서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를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같은 자동차를 타더라도 관리 방법에 따라 수명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무릎 또한 적절한 관리를 통해서 더 건강하게 오랫동안 잘 쓸 수 있다. 건강하게 잘 걷는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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