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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없애는 은행들 "슈퍼리치 잡아라" 강남·여의도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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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간판. 연합뉴스

4대 시중은행 간판. 연합뉴스

새해에도 ‘슈퍼 리치’를 잡기 위한 주요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반 점포 수를 줄이는 줄이는 반면, 서울 여의도ㆍ강남을 중심으로 PB(Private Banking)업무에 특화된 대형 상담센터를 늘려 자산관리 등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이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서울 반포동과 도곡동 일대에 ‘KB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2년 전 압구정에 지하2층~지상7층의 국내 최대 규모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점한 데 이어 공격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압구정동에 이어 반포와 도곡 지역에 차례로 PB센터를 추가해 강남 지역 내 삼각형 구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변호사ㆍ세무사ㆍ부동산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팀이 KB만의 차별화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자산관리센터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 사진 KB금융그룹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자산관리센터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 사진 KB금융그룹

신한은행은 현재 PIB센터 1개(강남), 패밀리오피스 센터 2개(서울ㆍ반포)를 포함한 25개의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센터를 운영중이다. PIB센터는 개인자산관리와 기업 관련 니즈 모두를 가지고 있는 부유층 기업가를 대상으로 PB와 IB(투자금융)가 결합된 특화서비스를 제공한다. 패밀리오피스 센터는 10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을 1대1로 밀착ㆍ집중 관리하는 신한금융의 새로운 자산관리 브랜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22년 2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출범 이후 초고자산가 고객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여의도의 한 49층 높이 건물에 PB센터를 새로 오픈했다. 여의도 일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돌출형 테라스 공간이 특징이다.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위한 특화점포인 ‘클럽원(Club1)’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동과 한남동에 이어 서초와 반포 일대에도 클럽원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또 클럽원삼성 9층에는 오는 4월까지 10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여의도PB센터 야외 테라스. 사진 하나은행

하나은행 여의도PB센터 야외 테라스. 사진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고액자산가를 위한 ‘TCW(TWO CHAIRS W)’ 조직을 신설해 12명의 지점장급 PB를 배치했다. 부유층 고객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과 대치동에서 TCW 센터를 운영 중인데 지난해 11월 청담센터에 이어 올해 상반기 중 대치센터도 확대 이전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자산관리 거점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1월에는 부산센터를 오픈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고객맞춤형 입점환경을 개선해 고액자산 관리 영업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고액자산가 잡기에 나서는 건 자산관리 등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조7748억원으로 전체 이익(33조7114억원)의 8.2%에 불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도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액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대면 거래 확대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반 점포는 빠르게 줄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이 국내에 설치한 지점과 출장소는 지난해 3분기 말 3931개로 1년새 79곳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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