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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IBK 감독은 왜 쫓긴 3세트에 작전타임을 부르지 않았나

중앙일보

입력

10일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10일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10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배구 IBK기업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2-0으로 앞선 3세트.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8-3에서 10-8로 추격당하자 한 차례 타임아웃을 불렀다. 그러나 15-15 동점이 될 때까지는 부르지 않았다. 왜였을까.

경기 뒤 만난 김호철 감독은 "사실 부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 스스로 이겨내가는 걸 보고 싶었다. 감독이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아도, 위급한 상황에서 해내야 한다. 서로 얼굴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흐름상 페퍼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져 어떻게든 이길 것 같았다. 1, 2세트에 틈을 주지 않아(이겼다)"며 "3세트 앞서갔을 때 그게 뒤집어지면 결과가 뒤집어진다. 아직은 불안한 상태가 남아있는 거 같다"고 아쉬워했다.

결과적으로 IBK기업은행은 3세트마저 따내면서 3-0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래도 김호철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팀을 이끌어갈 리더가 보이지 않는 다는 거였다. 김 감독은 "이럴 때 중요한 건 세터다. 안정적으로 잡아 끌고 가야 하는데 외국인 세터라 그런지 딱 끊어주는 힘이 아쉽다. 폰푼 정도면 내가 어떻게 해서 정확하게 공격수에게 주면 되는데, 그럴 때가 되면 더 토스가 빨라진다. 공격수들이 거기 따라가기 바쁘다"고 했다.

김희진(왼쪽)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희진(왼쪽)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김호철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도 김희진을 선발로 투입했다. 4득점을 올렸고, 3세트 중반에 임혜림으로 교체됐다. 아직까지는 김희진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호철 감독은 "바깥에서 보시다시피 아직까지는 김희진이 아니다. 한 자리 메꾸는 선수다. 여태껏 힘든 재활 과정 거쳤지만, 본인도 본인 걸 끄집어내야 한다. 아프던, 안 아프던. 이만큼 기다렸으면 팬들도 많이 기다렸다. 더 악착스럽고, 더 뛰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 의지를 희진이가 지금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폰푼과 김희진의 호흡에 대해선 "아직은 김희진을 많이 이용하기 힘들다. 연습 때 더 맞춰보고 알아가면 더 폰푼도 많이 쓸 것이다. 폰푼은 가운데를 많이 쓰는 선수니까. 정상적으로 점프가 되면 최정민보다 더 많이 쓸 수 있다"고 했다.

10일 열린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는 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10일 열린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는 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한편 이날 패배로 최다 연패 신기록을 쓴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명백하게 원하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야스민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걸 감안해도 이런 경기를 치르고 싶진 않았다. 한 개의 실수가 두, 세개로 이어진 게 아쉽다"고 말했다. 트린지 감독은 "사실 리시브가 안 되면 공격을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리시브가 흔들리더라도 하이볼을 잘 때려줘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았다"고 했다.

트린지 감독은 "야스민의 어깨 상태는 봐야할 것 같다. 야스민의 몸 상태와 관계없이 팀은 적응해야 한다. 다른 공격옵션들이 살아나야 할텐데, GS칼텍스전처럼 가운데 공격이 살아나지 않아 야스민이 공을 많이 처리해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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