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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코치 교체 비용 100억...축구협회, 칼 빼드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한축구협회가 아시안컵 전반을 돌아보고 평가하기 외해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아시안컵 전반을 돌아보고 평가하기 외해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KFA)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과정과 결과를 돌아보는 자리를 만든다. 설 연휴를 마친 뒤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을 포함해 한국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을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다.

아시안컵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파는 소속팀으로 곧장 복귀했고 조현우(울산) 등 대표팀 내 K리거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가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아시안컵 이후 축구대표팀과 관련한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선수들은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 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반면,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는 ‘실패’로 규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승을 호언장담했지만 결과적으로 4강에서 멈춘 데다 매 경기 치르는 동안 또렷한 전술적 색채를 보여주지 못한 채 손흥민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에 의존하는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이후 국내보다 해외에 주로 체류하면서 ‘원격 근무’ 논란을 자초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점도 여론이 악화 된 원인이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부임 이후 불거진 각종 논란에 아시안컵 경쟁력까지 묶어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교체한 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대회 기간 중 나타난 한국축구대표팀의 경쟁력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설 연휴 이후에 열기로 했다”면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모여 아시안컵 기간 중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과 운영 전반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입국해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지난 8일 입국해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이 회의가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까지 다루는 자리가 될 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4강에 오른 게 실패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발견했다. 그 부분을 3월 월드컵 예선을 준비할 때 잘 활용하겠다”고 언급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많은 한국인들이 (축구대표팀 감독의 근무 형태에 대해)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비판은 존중하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 잘라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과 대표팀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 사령탑을 교체하려면 감독의 자진 사퇴보다는 축구협회가 경질을 해야 한다. 하지만 축구협회 입장에서는 새 사령탑 및 코칭스태프 선임 비용까지 포함해 최대 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뜻 실행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또한 감독 교체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대회 기간 중 정 회장과 카타르 현지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긍정적인 부분은 물론, 보완해야할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3월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전) 2연전을 비롯해 준비할 게 많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아시안컵을 포함해 클린스만 감독의 대표팀 운영 방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팬들이 요구하는 사령탑 교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밀한 진단을 통해 최소한 클린스만 감독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 정도는 이끌어내야 후폭풍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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