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역 숙원이던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영일만대교·조감도)’ 착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38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영일만대교는 총연장 18㎞, 총사업비 3조2000억원 규모로 포항 남구 동해면에서 북구 흥해읍까지 18㎞를 잇는다. 영일만대교 남쪽에는 2015년 12월에 개통한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북쪽에는 신설을 앞둔 포항~영덕간 고속도로가 연결된다.
3일 경북도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영일만대교는 첫 구상 이후 16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당초 부산에서 시작해 울산과 경북·강원 등 동해안 전체를 지나는 동해안고속도로 중심축으로 계획됐다.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 프로젝트사업에도 선정되며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2011년 재정부담을 이유로 전면 연기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을 둘러싼 ‘형님 예산’ 논란으로 역풍을 맞았다. 이후 영일만대교는 고속도로 건설계획과 국가도로망종합계획 등에 매번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사업 적정성 검토에서 번번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포항신항 안에 있는 해군 부두를 둘러싼 논란도 걸림돌이었다. 전 구간을 해상 다리로 연결하면 전쟁 등 유사시 전함 진·출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해군 부두 문제는 일부 구간을 해저터널로 바꾸면서 해결했다. 해양구간 총 9㎞ 중 포항신항을 지나는 절반은 해저터널로, 나머지는 해상교량으로 짓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당초 1조8000억원으로 예상됐던 사업비가 3조2000억원까지 늘었다. 이어 2022년 12월 포항~영덕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용역이 완료됐고, 설계 예산 50억원이 지난해 정부예산에 반영되면서 구체화했다. 영일만대교는 설계·해저 지반조사에 4년, 실제 공사에 10년 등 총 14년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개통 시기는 2038년쯤 될 것으로 보인다.
영일만대교가 완공되면 포항 북구와 남구 사이 차량 이동 시간이 종전 약 35분에서 15분으로 20분 단축된다. 또 포항에서 남·북으로 단절된 동해안 고속도로를 연결해 그동안 서·남해에 치우쳐져 ‘L자형’이었던 국가도로망이 ‘U자형’으로 변한다. 포항시는 영일만대교 건설로 지역경제 파급효과 3조1890억원, 고용·취업유발효과 4만7758명, 관광객 연간 200만 명 증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영일만대교는 동해안 유일의 대형 해상교량으로 부산 광안대교 같은 랜드마크 역할도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영일만대교의 남·북쪽 시작점은 각각 포항이 자랑하는 관광명소와도 연결돼 있다. 남쪽은 일출 명소로 유명한 호미곶, 북쪽은 영일대해수욕장과 스페이스워크 등이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만대교는 관광명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총선 예비 주자들도 영일만대교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현직 의원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북)은 지난달 의정보고회를 통해 자신이 해결한 숙원사업으로 영일만대교를 꼽았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남·울릉) 역시 영일만대교 건설을 의정 활동 성과로 꼽았다.
박승호 국민의힘 포항남·울릉 선거구 예비후보는 “전 포항시장으로서 2011년 12월 30일 영일만대교 노선을 확정했다”고 강조했다. 허명환 국민의힘 포항북 예비후보는 “영일만대교와 함께 만들 예정인 인공섬 규모를 키우겠다”라고 약속했다. 윤종진 국민의힘 포항북 예비후보도 ‘영일만대교 조속한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병욱 국민의힘 포항남·울릉 예비후보는 “영일만대교는 3조200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어서 중앙부처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할론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