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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없는' 그래미…제이지 "더 정확한 시상 했으면" 일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이로써 스위프트는 해당 부문에서 4번 수상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이로써 스위프트는 해당 부문에서 4번 수상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AFP=연합뉴스

“곡을 완성했을 때, 게임에서 이겼을 때, 콘서트를 준비할 때 비슷한 행복을 느껴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입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가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손에 쥔 채 눈물을 글썽거렸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스위프트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본상)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번 상을 통해 그는 역대 최초로 ‘올해의 앨범’ 부문에서 4번 수상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앞서 스위프트는 앨범 ‘피어리스’(2008), ‘1989’(2014), ‘포크로어’(2020)'로 그래미에서 3차례(각각 2010년, 2016년, 2021년)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그래미에서 프랭크 시내트라, 폴 사이먼, 스티비 원더가 이 상을 3번 수상한 바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우)는 10번째 정규앨범 '미드나이츠'로 '올해의 앨범'과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에서 수상했다. 발표 후 '미드나이츠' 앨범 메인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좌)와 포옹하는 스위프트. AP=연합뉴스

테일러 스위프트(우)는 10번째 정규앨범 '미드나이츠'로 '올해의 앨범'과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에서 수상했다. 발표 후 '미드나이츠' 앨범 메인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좌)와 포옹하는 스위프트. AP=연합뉴스

스위프트에게 팝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게 해 준 앨범은 그의 10번째 정규 ‘미드나이츠’(Midnights)다. 2022년 10월 발매 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로 직행해 6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스위프트는 이 앨범에 대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원인을 찾기 위해 불을 켜고 나선 모두를 위한 노래가 담겨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오랜 친구이자 음악적 동료 잭 안토노프가 메인 프로듀서를 맡았고,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가 함께 작업했다. 이날 안토노프는 올해부터 제너럴 필즈에 추가된 ‘올해의 프로듀서’상을 받았다.

스위프트는 이날 ‘미드나이츠’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상도 받으며 2관왕을 차지했다. “좋아하는 일을 할 기회를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밝힌 스위프트는 수상 소감 자리에서 신보 발매를 깜짝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비밀을 지켜왔다”면서 “새 앨범 ‘더 토처드 포이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가 4월 19일에 나온다”고 발표했다.

올해의 앨범·레코드·노래, 모두 여성 아티스트

마일리 사이러스는 히트곡 '플라워스'로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서 수상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일리 사이러스는 히트곡 '플라워스'로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서 수상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그래미에서 주요 상은 모두 여성 가수가 휩쓸었다. 제너럴 필즈 중 하나인 ‘올해의 레코드’상은 마일리 사이러스(32)에게 돌아갔다.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상까지 2관왕이다. 히트곡 ‘플라워스’(Flowers)로 생애 처음 그래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그는 “나, 처음으로 그래미상 받았다”고 외쳐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이러스는 “이 상은 정말 굉장하지만, 이것이 어떤 것도 바꾸지 않기를 바란다. 내 삶은 어제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제너럴 필즈인 ‘올해의 노래’상은 영화 ‘바비’의 주제곡 ‘왓 워즈 아이 메이드 포?’(What Was I Made For?)를 만든 빌리 아일리시(23)가 받았다. 아일리시는 영화 속 바비가 느끼는 감정에 이입해 이 곡을 만들었는데, 완성해 놓고 나니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 수상 소감에서 아일리시는 ‘바비’의 감독인 그레타 거윅에게 “올해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수상한 빌리 아일리시가 '왓 워즈 아이 메이드 포?' 공연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수상한 빌리 아일리시가 '왓 워즈 아이 메이드 포?' 공연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우수 신인상’은 오랜 무명 기간을 거친 빅토리아 모넷(35)이 받았고, 9개 부문 최다 후보로 올랐던 시저(SZA, 35)는 ‘베스트 R&B 송’·‘베스트 프로그레시브 R&B 앨범’·‘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등 3관왕에 올랐다.

‘K팝 없는’ 그래미…제이지 “더 정확한 시상 해야”

한편,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서 K팝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을 비롯해 블랙핑크·트와이스·스트레이 키즈·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뉴진스 등 다수의 K팝 그룹이 출품했으나, 지난해 11월 발표한 수상 후보에서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2020년부터 3년 연속 후보에 오른 BTS는 ‘세븐’(정국)·‘라이크 크레이지’(지민) 등 솔로곡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음에도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다.

후보자 발표 직후 AP통신은 “TXT, 스트레이 키즈, 뉴진스 등은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래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의외의 결과”라고 짚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장르 중 하나인 K팝을 그래미가 놓쳤다. 94개의 부문이 있음에도 확실한 후보자들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김영대 대중음악 평론가는 “그래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오랜 기간 음악계에 몸 담았던 백인 중년 남성층이 다수라 보수적인 경향을 띤다”고 설명했다. “그래미 스스로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최근 몇 년 새 아시아계·젊은 층·여성 투표인단을 대거 영입했지만, 아직도 ‘올해의 앨범’에서 힙합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등 변화는 쉽지 않다”면서 “특히, K팝을 비롯한 아시안 팝이 시상식에서 어느 정도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향후 그래미의 변화와 관련해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래퍼 제이지는 흑인 음악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자에게 수여하는 ‘닥터 드레 글로벌 임팩트’상을 받으면서 “한때 수상 결과를 두고, 또 후보 선정을 두고 보이콧을 한 적이 있었다”면서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그래미가 더 정확한 시상을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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