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반려가구 552만 시대,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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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생의 동반자를 뜻하는 반려(伴侶)로서 인간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뜻하는 말이죠.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2022년 말 기준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입니다. 2020년 말의 536만 가구와 비교해 2.8% 증가했죠. 대한민국 인구 5175만여 명 중 1262만여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겁니다. 반려가구의 81.6%가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며, 67.3%는 반려동물 양육에 만족하고 있죠. 반면 반려인으로부터 학대당하거나 버림받은 동물 또한 매년 늘고 있어요. 구조·보호된 유실·유기동물은 최근 몇 년간 매년 10만 마리 이상 집계되고 있고, 동물 학대 신고도 계속 발생해 2021년 5197건에서 2022년 6594건으로 약 20% 증가했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2회에 걸쳐 알아봤습니다.

① 반려가구 552만 시대,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하려면
②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어떻게 꾸리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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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어떻게 꾸리면 좋을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를 찾아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알아봤다. 왼쪽부터 반려마루 보호견 라면이와 이연지 학생기자, 민아와 손서영 학생기자, 푸조와 정시환 학생기자.

반려가구가 증가하는 것은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반려동물에 대한 윤리적 요구 또한 늘어났죠. 동물을 ‘소유 물건’에서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보게 된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며 건전하고 책임 있는 사육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생명존중의 국민 정서를 기르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하기 위해 ‘동물보호법’을 제정 및 시행하고 있어요.

동물보호법은 법 제정 후 31년 만인 2022년 전부 개정돼 지난해부터 시행(일부는 2024년 4월 27일부터)되며 제도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하게 됐죠. 반려동물을 방치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것까지 동물학대에 포함하는 등 동물학대 및 소유자(반려인)의 사육·관리 의무를 명시해 이를 어길 시 동물학대로 처벌할 근거를 마련했어요. 또 민간 동물보호시설 신고제와 사육 포기 동물 지자체 인수제도를 도입했으며, 반려동물의 수입·판매·장묘업을 허가제로 바꾸어 무허가 영업소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죠.

국내 반려동물 관련 현황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살펴보면 동물보호법에 대한 인지도는 71.8%(명칭과 내용을 잘 알고 있다 11.2%+명칭과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59.6%)로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반려동물 양육자의 85.3%, 미양육자의 66.5%가 인지하고 있었죠. 동물복지 요소를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변 비율이 75%로 부정적인 답변(4.4%)보다 높게 나타났어요. 동물보호·복지 예산 적정성의 경우 ‘부족하다’(31.1%)는 의견이 ‘많다’(20.1%)는 의견보다 높았으며, 동물보호 전담기관에 대해선 ‘필요하다’(63.5%)는 의견이 ‘필요하지 않다’(11.3%)보다 높게 나타났죠.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사육이나 반려동물로 인한 문제도 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물 유기와 학대 등의 범죄가 그것이죠. 동물자유연대의 ‘유실·유기동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실·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2017년 10만840건으로 10만 건을 돌파한 이래 2022년 11만2226건까지 매년 꾸준히 10만 건 이상 집계되고 있어요. 가장 많았던 2019년의 경우 13만513건, 총 13만5791마리의 유실·유기동물이 발생하기도 했죠.

국내 반려동물 관련 현황

‘2023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응답자의 18.2%가 양육 포기 또는 파양을 고려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물건 훼손이나 짖음 등 동물의 행동문제가 가장 큰 이유(45.7%)로 꼽혔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반려동물 양육자 의무교육 등 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동물행동학적 이해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현재 반려동물 양육자를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나, 의무교육은 아니에요. 반려동물 소유자 의무교육 도입 필요성에 대해선 91.4%가 ‘필요하다’고 답해 202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죠. 특히 입양 전·후 모두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5.1%였으며, 반려동물 양육자(88.6%)와 미양육자(92.5%)에 상관없이 반려동물 양육자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었어요.

국내 반려동물 관련 현황

반려동물 양육자들은 자신이 키우는 동물을 물건이 아닌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인식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본인에게는 가족과 같은 동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 양육자로서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윤리와 비양육자 및 사회에 대한 예절을 지키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거죠. 이를 위해 반려동물 양육 시 사전 교육 의무화, 정기적인 재교육 등 제도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에 가다

2023년 11월 11일 경기도 여주시에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가 문을 열었어요. 반려마루라는 이름은 ‘반려동물이 모여 이야기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공모를 받아 전문가 심사와 도민 투표로 선정됐죠. 동물을 단순한 물건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서 보호하고 존중하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불법시설에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경기도가 만든 시설이에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곳을 찾은 이유죠.

부지 면적 16만5200㎡ 규모인 반려마루는 현재 문화센터 1동, 보호동 3동, 입양관리동 1동을 갖추고 유기동물 보호·입양, 동물병원 운영, 반려동물에 대한 어린이·청소년 단체 체험교육, 반려인을 위한 생명존중 교육, 반려동물 미용 및 행동교정·공공예절 교육, 반려동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센터에 들어선 손서영·이연지·정시환 학생기자가 박병배 팀장·박지은 주임과 인사를 나누려는 찰나, 강아지 한 마리가 학생기자단을 향해 쪼르르 다가왔어요.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반려동물의 대표격인 개에 대한 전시를 살펴보고 보호견 라면이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자그마한 몸집에 구불구불한 갈색 털과 동그란 눈이 매력적인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시하자 소중 학생기자단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죠. 강아지는 연지 학생기자에게 와서 냄새를 맡더니 다리에 안기듯 달라붙었어요. 박 주임이 “처음 본 사람을 저렇게 좋아하는 건 드문 경우”라며 “반려마루의 숨은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강아지, 이름은 라면이에요”라고 소개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라면이를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한 역사를 다룬 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대표적인 반려동물, 개에 대한 다양한 콘텐트를 볼 수 있는 곳이죠. 흔히 개는 늑대 중 일부가 인간과 교류하며 가축화됐다고 알고 있어요. 신생대(약 6600만 년 전~현재)를 연 팔레오세의 중반쯤인 6000만여 년 전 살았던 중소형 육식동물인 미아시스로부터 가장 가까운 개의 조상으로 꼽히는 100만~80만 년 전 회색늑대를 거쳐 1만4000년 전 개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화석들이 인간의 유해와 함께 발견되는 등 개의 기원이 도표로 알기 쉽게 설명돼 있었죠.

“늑대는 적어도 1만4000년 전부터 인간에게 길든 것으로 추정돼요. 늑대와 개의 차이를 그림과 함께 살펴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발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먹이를 찾아 하루 20km 이상 돌아다니는 늑대는 개보다 몸집도 크고 발도 크고 발바닥도 넓어요. 가장 큰 개보다도 크죠. 얼굴을 보면, 인간과 함께하며 개는 얼굴도 사람을 닮아 눈윗근육과 눈옆근육이 발달했어요. 또 늑대는 울고(하울링) 개는 짖죠.” 박 주임은 이어 역사적인 반려견들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반려마루’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박지은 주임과 함께 반려동물의 대표격인 개에 대한 전시를 둘러봤다.

고대 이집트에서 죽음의 신인 아누비스는 개의 얼굴에 사람의 몸을 가졌죠. 아누비스와 얼굴 모습이 같은 견종인 ‘파라오 하운드’는 지금도 널리 사랑받으며 특히 몰타에선 국견으로 인정받아요. 미국 CNN의 ‘세상을 바꾼 10대 견공’에 선정되기도 한 알렉산더 대왕과 페리타스(고대 마스티프 추정) 이야기, 국보 성덕대왕신종으로 유명한 신라의 성덕대왕이 일본 나라시대 쇼무왕에게 선물한 ‘재퍼니스 친’ 이야기 등도 소중 학생기자단의 흥미를 끌었죠. 우리나라에서 개는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등장하며, 조상들의 삶을 담은 그림인 민화에도 빠지지 않아요. 삽살개·진돗개·풍산개·동경이 등 지역과 특성에 따라 토착화해 유명해진 고유 개 품종도 있죠.

18세기 산업혁명으로 공업·상업이 발달하며 자본을 축적한 부유층이 새로 나타나면서 왕족과 귀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개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는데요. 그로 인해 수많은 품종이 새롭게 등록되고 애견전람회 등 애견문화가 발달하게 됩니다. 개에 대한 훈련 및 교육방법도 체계화해요. 여러 분야에서 인간 대신 위험한 일을 하거나 인간을 돕는 직업견도 나타나죠.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활약한 ‘데빌도그(Devildogs)’처럼 치안·군사 업무를 할 수 있게 훈련한 군견·경찰견, 마약 탐지견 같은 탐지견,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돕는 도우미견, 위험에 처한 사람을 찾는 구조견,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는 안내견 등이에요.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하며 인간을 돕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발달시켜온 개는 그 역할과 성향에 따라 품종을 분류합니다. 전시관에서는 우리와 반려견 문화가 비슷한 미국애견협회(AKC) 품종 그룹을 기준으로 스포팅·하운드·워킹·테리어·토이·논스포팅·허딩 그룹의 7개 분류를 살펴볼 수 있죠. 래브라도레트리버·코커스패니얼 등 주로 사냥개가 모인 스포팅 그룹과 비글·아프간 하운드 등 냄새로 추적하거나 동물을 쫓던 일을 하던하운드 그룹은 움직임이 많은 편이고요. 알래스칸 맬러뮤트·세인트 버나드처럼 수레 등을 끌거나 사람을 지키던 워킹 그룹은 대부분 덩치가 크거나 힘이 세고 고집도 있어 교육을 잘해야 하죠. 미니어처 슈나우저·맨체스터 테리어 등 테리어 그룹은 작지만 용맹스럽고 자유롭게 뛰노는 걸 좋아해요. 요크셔 테리어·몰티즈·시츄 등 토이 그룹은 몸집이 작고 운동량이 적은 편이라 실내에서 양육하기 적합하죠. 비숑 프리제·시바이누 등 논스포팅 그룹은 과하지 않고 적당한 성품으로 최근 관심을 많이 받으며, 보더 콜리 등 목양견이 모인 허딩 그룹은 지능이 높고 열정적이며 활동적입니다.

인류와 오래 함께하며 인간 대신 위험한 일을 하거나 인간을 돕는 직업견도 나타났다.

“개에는 200여 품종이 있는데, 외모뿐 아니라 기본적인 성향과 행동 특성이 다 달라요. 반려견은 평균 15년 이상 함께 살아야 하므로 우리 집 여건과 환경에 가장 잘 맞는 쪽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각 품종이 속한 그룹을 보면 그의 고유 특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선택에 도움을 주죠.” 박 주임은 이어 DBTI 키오스크로 안내했습니다. 사람의 성격유형검사로 알려진 MBTI처럼 만든 반려견 성향검사 DBTI는 포동의 데이터 약 1만 건을 분석해 16가지 성향으로 나눠 강아지의 눈높이로 강아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돕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키우고 싶었던 가상의 반려견을 상정하고 DBTI를 해봤는데요. 연지 학생기자는 교감능력이 높은 엄친아형, 서영 학생기자는 사회성이 좋은 신이 내린 반려견형, 시환 학생기자는 독립적인 선 긋는 외톨이형이 나와 각자 미래의 반려견 모습을 조금 구체화해봤죠.

사람과 오래 함께해왔지만, 개의 감각 능력은 사람과 많이 달라 사람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지해요. 예를 들어 “개는 냄새로 세상을 본다”고 할 정도로 발달한 후각은 사람보다 40배 이상 뛰어나며 개의 큰 특징이기도 하죠. 청각 또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미세음·고주파음을 비롯해 사람보다 4배 먼 거리의 소리도 들을 수 있죠. 소리의 방향과 음색을 식별하는 능력도 탁월해요. 다만 개는 근시에 색상을 잘 구분하지 못하며 맛도 잘 몰라요. 단맛·신맛 등을 구분하기보다 후각과 연계해 좋은 맛, 싫은 맛, 무감각한 맛 등으로 느끼죠. 개가 종종 먹어서는 안 되는 걸 먹고 탈이 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강아지의 언어, 카밍 시그널. Getty Images Bank

체험 키오스크를 통해 개가 보는 세상을 들여다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반려견의 몸짓언어에 대해서도 알아봤어요. “개는 말을 못하니까 몸짓으로 의사를 표현합니다. 개가 불안한 상황에 처하면 자기와 상대방을 진정시키기 위해 카밍 시그널(Calming Signal)을 보내요. 카밍시그널을 통해 개가 어떤 상황 때문에 불편한지 파악할 수 있고 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가 피곤하지 않아도 하품하는 건 자신이 안정하고 싶은 거예요.”

박 주임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하루’ 전시물을 통해 식사·배변·수면·청결관리·산책 및 운동 등 반려견에게 필요한 하루 생활 수칙과 배변패드·목줄 등 주요 용품에 대해서도 알려줬죠. 또 반려견과 보호자, 다른 시민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살펴봤어요. “안전한 반려생활을 위해선 보호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죠. 또 반려견에 대한 사회교육도 꼭 해야 합니다. 윤리적인 반려동물 출산 문화도 필요하고요. 그럼 이제 반려동물 안전교육을 받으러 가볼까요.”

개와 안전하게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교육장에 자리를 잡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박 팀장은 먼저 ‘개 물림 사고 예방 및 대처법’에 관한 영상을 보여줬어요.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2022년 119구급대의 개 물림 사고 환자 이송 건수는 총 1만1152건으로 일일 평균 약 6건의 크고 작은 개 물림 사고 환자가 발생했죠. 119구급대가 출동하지 않은 사례도 많을 텐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물리거나 부딪히는 등 개 관련 사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만4903명에 달했어요. 개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사고도 늘어나니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죠. 그럴 때 강아지가 예쁘다고 무작정 다가가고, 만지려고 하면 개가 놀랄 수밖에 없어요. 놀라고 무서우면 물 수도 있죠. 세상에 안 무는 개는 없어요. 그러니까 사람이 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아두면 사람도 개도 안전하게 만날 수 있죠.”

개를 키우는 사람이 늘며 관련 사고도 늘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견과 산책 시 2m 이내 길이 목줄이 필수며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목줄을 했더라도 처음 보는 개에게는 함부로 다가가거나 하지 않는 등 행동 수칙을 알아두면 좋다. 특히 개가 달려들려고 할 때 등을 보이고 뛰어 도망가는 것은 금물이다. Getty Images Bank

박 팀장은 길을 가다 개를 마주쳤을 때 지켜야 할 수칙부터 알려줬어요. “개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조건 접근하거나, 만지거나, 특히 개가 싫어하는 부분을 만지려 하거나, 무섭다고 갑자기 개에게 등을 보이며 달려가거나 하는 건 개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행동이에요. 그럼 개가 달려들 수도 있는데, 여러분처럼 어린이가 아니라 건장한 성인도 솔직히 무섭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치려고 하죠. 문제는 그러면 개를 더 흥분시킨단 거예요. 게다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고 해도 개보다 빠르지 않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가 달려들려고 하면 가만히 선 상태로 개를 정면으로 직접 보지 않고 곁눈질하면서 개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뒷걸음으로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또 개가 물려고 들 수 있는데요. 대형견의 경우 사냥 습성이 남아 사람을 공격할 때 취약한 목이나 복부를 물려고 해요. 목·배를 감싸거나 가방 등 물건으로 가려 보호하며 서거나 엎드리는 게 좋습니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짖는 것은 두려움의 표현이죠. 실제로 개가 사람을 물 확률이 높은 상황은 큰 소리로 짖는 것보다 짖지 않고 털을 세우고 꼬리를 바짝 올리면서 낮게 으르렁거리며 접근하는 거예요. 그럴 경우엔 앞서 설명한 대로 대비해 주세요.”

여러 안전조치를 취했어도 개에게 물릴 수 있는데요. 유의해야 할 것은 광견병입니다. 침을 많이 흘리고 비틀비틀 걷는 개에 물렸다면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해요. 바로 갈 수 없을 경우 수돗물로 물린 부위를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는 게 도움이 되죠.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견과 산책 시 2m 이내 길이 목줄이 필수며 맹견의 경우 입마개를 반드시 해야 한다. Getty Images Bank

개를 키우는 양육자도 지켜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개와 산책할 땐 2m 이내 길이의 목줄을 반드시 해야 해요. 2m 이상 목줄이라도 반려견과 사람 간 줄의 길이가 2m 이내라면 인정되고, 3개월 미만 강아지는 산책 내내 안고 있다면 목줄 착용을 안 해도 되죠. 위반 시 과태료(1차 위반 20만원, 2차 30만원, 3차 50만원)가 부과됩니다. 또 양육자의 이름·전화번호·동물등록번호가 기재된 외장칩·내장칩 등 인식표를 부착해야 하죠. 인식표를 부착하지 않고 외출할 경우에도 과태료가 부과돼요. 맹견(국내의 경우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스테퍼드셔 불테리어·로트와일러 및 이들의 교배로 태어난 믹스견)은 입마개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