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담긴 소박한 것이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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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해를 마감하는 때다. 1년을 결산하는 여러 가지 일 중 친지나 이웃에 감사한 마음의 표시로 선물을 보내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연말 결산중의 하나.
요즘은 단돈 몇 천원에서 몇 십만원까지 수백 가지 상품들이 나와 있어 선물 고르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자신의 마음이나 성의를 전달할 수 있는 선물을 찾기란 더욱 힘든 일.
17년째 친지나 웃어른께 가래떡·수정과·전 등을 연말선물로 보냈었다는 주부 이일희씨(45·서울 논현동)는 적은 돈을 들이고도 『너무도 좋은 선물을 받았다』는 인사말을 수없이 들였다며 자신의 선물 법을 권한다.
이씨는 가래떡과 전을 직접 만들어 크리스마스나 신정 2∼3일전에 선물한다. 가래떡은 셀로판지로 싸고 사탕모양으로 양옆을 리번 테이프로 묶은 뒤 전은 등나무바구니에 파슬리로 장식하면 멋진 선물이 된다고 귀띔한다.
주부클럽생활관 황명자 사무장은 꽃바구니를 보내는 자신의 선물법을 소개.
보통 꽃바구니를 사치스런 것이나 쓸모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시장에서 직접 꽃을 사다 예쁘게 다발로 묶고 카드 한장을 곁들이면 오히려 소박한 선물이 된다고 황 사무장은 말한다. 특히 연말·정초의 분위기와 어울러 대단한 환영을 받는다는 것.
시간에 쫓겨 일일이 만든 선물을 보낼 수 없을 땐 인사말을 적어 보내는 게 최소한의 예의 카드나 한지에다 감사한 마음을 직접 적되 특별한 말을 쓰기 어려울 때는 한자로「심의」라 쓰면 무난하다고 예지원 강영숙 원장은 말한다.
특히 웃어른이 아랫사람에게 선물을 보낼 때도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격려의 말을 적거나 자녀에게도 평소에 당부하고 싶었던 부모의 마음을 함께 담아주면 보다 뜻 깊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정성스레 포장을 하는 것도 성의를 보일 수 있는 한 방법.
시중에 갖가지 디자인의 예쁜 포장지들이 나와있어 이를 이용하거나 웃어른에게는 한지로 싸서 소박한 선물을 보내도 격식에 어울린다. 포장지는 장당 1백∼1천원·리번을 묶을 수 있는 테이프는 미터 당 1천∼2천5백원이다. 백화점 포장지나 상품포장 시 그대로 선물을 보내는 것은 큰 결례라고 강 원장은 충고한다.<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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