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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내면의 어둠 조명하고 싶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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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호 14면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을 받은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이성진 감독. [사진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을 받은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이성진 감독. [사진 넷플릭스]

2일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을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과 주연배우 스티븐 연의 화상 인터뷰가 열렸다. ‘성난 사람들’은 지난달 에미상 8관왕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초이스 4관왕을 차지했다.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감독은 에미상 작가상과 감독상을, 스티븐 연은 3개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아시아계 이민 2세들이 운전 중 사소한 시비로 시작해 치졸한 복수극을 펼치는 B급 블랙코미디지만, 이민자들의 웃픈 현실과 내면의 심리 묘사가 전세계인에게 큰 공감을 샀다. 이 감독은 “아마도 일진이 안 좋았을 흰색 SUV 운전자가 없었다면 ‘성난 사람들’도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굉장히 솔직하고 마음속 깊이 감춰진 어두운 부분을 조명하고 싶었다. 내가 가진 내면의 어둠을 남에게 보여줬을 때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각 캐릭터 안에서 자기 모습의 일부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공 대니는 한국계 인테리어 업자로 가족과 한국어로 대화하고 한인교회에서 찬양을 이끌며 교회 보수공사 등을 수주한다. 이런 설정엔 감독과 배우, 스태프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다. 이 감독은 “한인교회 같은 특수한 요소들을 스태프들이 나보다 더 잘 이해하는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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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도 무기력한 대니 역을 위해 자기 경험이 필요했다. 그는 “이민자의 현실은 제가 직접 겪었다. 무력하고 통제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저도 공감한다. 다양한 인물들을 참고했는데, 결국 대니는 모두의 수치심을 집약해 놓은 인물”이라며 “이런 주제를 가진 작품의 일부가 된 것에 감사한다. 과거의 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괜찮아, 마음 편하게 먹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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