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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2%대’ 물가 청신호…정부 “3% 반등 우려” 경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새해 들어 받아든 첫 ‘물가 상황판’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1월 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하락하면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경제 회복세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경계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8월(3.4%)→9월(3.7%)→10월(3.8%)→11월(3.3%)→12월(3.2%) 등 5개월 연속 3%대를 맴돌다 6개월 만에 2%대로 복귀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2%대)에 다가섰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전체적인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가 2.6% 올랐다. 2021년 11월(2.4%)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근원물가는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 추세를 파악하는 데 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3.4% 올랐다. 지난해 10월(4.5%)→11월(3.9%)→12월(3.7%)에 이어 꾸준히 하락세다.

물가를 끌어내린 일등 공신은 국제 유가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로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석유류(공업제품) 물가가 1년 전보다 5.0% 떨어졌다.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렸다. 잇따른 전기요금 동결로 겨울철 난방비 급등을 막은 영향도 받았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기료 동결과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 폭 둔화 등이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황판 곳곳이 여전히 ‘지뢰밭’이다. 단적으로 설 연휴 소비 대목을 앞두고 장바구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농산물 물가가 15.4%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달(15.7%)에 이어 두 달 연속 15%대 상승률이다. 특히 ‘금(金) 사과’가 대표하는 신선 과실 물가가 28.5% 올랐다.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외식 물가도 4.3% 상승해 전체 물가를 0.60%포인트 상승시켰다.

정부는 안도하면서도 경계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지표상 경기회복 흐름이 꾸준하지만, 부문별 온도 차가 커 아직 ‘체감할 수 있는 회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80달러대로 오르는 등 2∼3월 물가가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같은 날 주재한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해야 한다. 물가 전망 경로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물가 통계의 비교 대상이 지난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22년(5.1%)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이어간 3~5%대 고물가 시대의 기저효과(base effect)가 반영됐다. 최근 수치만 놓고 물가가 안정됐다고 보기에 여전히 물가가 높다는 얘기다. 고금리 상황에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맞물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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