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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온통 빨간 딱지 나붙었다…빌라왕 누볐던 그 동네 초토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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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화곡동 지역 경매지도. 사진 경매지도 캡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지역 경매지도. 사진 경매지도 캡처

대규모 전세 사기가 발생했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의 경매와 공매 매물 현황을 보여주는 ‘경매 지도’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1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곡동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지도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지도는 ‘경매 지도’로, 전국의 부동산 법원 경·공매 매물 현황을 한눈에 보여준다.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지도상 화곡동 일대는 경·공매 매물을 나타내는 빨간색 표시가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하다. 대부분 물건들은 1억~4억원 사이 다세대주택(빌라)으로 주거용 건물이었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강서구 화곡동에서 경매 진행 중인 주거용 건물은 총 236건이었다. 그중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경매는 총 223건으로, 전체 경매의 94% 이상을 차지했다. 25개 구 426개 동으로 이뤄진 서울에서 ‘화곡동’ 단 1개 동의 주거용 건물 경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29.6%일 정도로 집중됐다.

강서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사고 금액은 340억원에 달한다.

특히 화곡동은 2019~2020년 집중적으로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이며 업계에서 소위 ‘빌라왕’으로 불렸던 김모씨의 주요 범행구역으로, 강서구 전세사기 피해의 약 70% 이상이 이 지역에 몰려있다. 화곡동에서만 빌라 283채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도 없이 1139채의 주택을 임대하다가 재작년 10월 사망해 논란이 됐다.

부천 일대의 '경매 지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천 일대의 '경매 지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강서구 상황이 알려진 뒤 부천 일대의 '경매 지도'도 등장했다. 한 건물에서 등장한 140건 넘는 경매 매물은 붉고 둥근 원형으로 지도에 표시됐다. 다만 이 지도의 경매 매물과 전세사기와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국토교통부 통계(1월4일 기준)를 보면 전세사기 피해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한 뒤 지자체에 1만5486건의 피해신고가 있었고, 지난해 6월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7개월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인정한 피해자는 총 1만944명이다.

피해자는 서울(25.2%), 경기(21.4%), 인천(18.4%) 등 수도권에 65%가 집중됐다. 다세대주택 피해자가 34.7%(3792명)로 가장 많았으며, 오피스텔(23.6%·2579명), 아파트·연립(17.6%·1925명), 다가구(14.5%·1587명) 순이었다.

피해자의 73%는 20∼30대다. 30대가 48.2%로 가장 많고, 20대(24.8%), 40대(15.7%)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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