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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정대협·盧재단 맹공…한동훈 "저런 거 하라 모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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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사과’에 불을 지폈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일주일의 침묵 뒤 1일 야권을 향해 맹공에 나섰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오른쪽)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벌언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오른쪽)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벌언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 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 보조금과 노무현재단의 건축비 의혹을 제기했다. 김건희 여사 사과와 서울 마포을 사천(私遷) 논란을 촉발한 김 위원은 지난달 25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더 밝혀질 것이 없다”라고 공개발언을 한 뒤 일주일째 방송 출연과 공개 발언을 자제해왔다.

김 위원은 2012년 개소한 서울 마포구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건설 당시 정대협이 당초 예정된 자부담금 19억원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대협은 여성가족부에 국고 보조금 5억원을 신청하면서 자부담 19억4494만원을 더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짓겠다고 사업 계획을 보고했다. 김 위원은 “(정대협)통장을 보면 국가 제공 5억원만 들어와 있고 자부담 19억원이 들어간 바가 없다”라며 “대단히 엽기적이다. 검찰 수사에서 기소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2022년 9월 개관한 서울 종로구의 노무현시민센터의 건축비 의혹도 제기했다. 김 위원은  “노무현시민센터와 노무현재단기념관이 서울 종로와 김해 봉하마을 두 군데에 지어졌는데 평당 건축비가 서울은 2100만원, 김해는 1660만원이었다”며 “노무현시민센터가 종로에 건설될 때쯤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가 인테리어와 여러 부대시설을 다 포함해서 평당 500만원이었는데, 어떤 식으로 2100만원이 나오는지 저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노무현재단과 민주당 측은 단 한 번도 저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꼭 좀 오늘이라도 민주당에서 저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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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이 6분 넘게 이어진 공개발언에서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곧장 “저분이 저런 걸 하라고 제가 모신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윤건영, 김민석, 윤미향 이런 분들이 2024년의 청렴한 기준이 충족되고 있느냐”라며 “운동권 특권 정치가 부패했기 때문에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김경율 사퇴론'이 나온다. 유상범 의원은 지난달 31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원으로서 지역구 도전을 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비대위원 사퇴 여부를 정리할 필요는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도 같은 날 “김경율 위원이 당을 위해서 결단을 해주면 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사퇴는)전혀 생각 없다”고 했다. 비대위 관계자도 “과거 최고위원들도 자신의 공천 관련 안건을 의결할 때 스스로 기피했다”라며 “출마를 이유로 비대위원을 물러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특검법과 디올백 수수 의혹 등 김 여사에 관련 이슈에 대해서 당은 발언을 삼가고, 대통령실은 김 위원의 거취에 대해 더는 문제 삼지 않는 선에서 암묵적인 동의를 맺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도 지난달 25일 김건희 여사의 사과 요구론에 대해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일축했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위원 사퇴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한 위원장의 후퇴”라며 “대통령실에서 진전된 입장 표명이 없이는 양측의 불안한 상황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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