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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용(龍)’과 관련된 틀린 표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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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갑진년(甲辰年)은 푸른 용의 해다. 우리 조상들은 용이 재앙을 물리치며 복을 가져다 준다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우리말에는 용을 활용한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그중 자주 틀리게 쓰는 낱말을 소개해 보면, 먼저 ‘용틀임’을 들 수 있다. ‘용틀임’은 용이 몸을 뒤틀며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나타내는 단어인데, “수백 년 묵은 소나무가 용트림을 하며 뻗어 있다”처럼 종종 ‘용트림’으로 잘못 쓰곤 한다.

소화가 잘 안 돼 가스가 입으로 복받쳐 나오는 현상을 의미하는 ‘트림’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서인지 ‘용틀임’을 ‘용트림’이라 쓰는 이가 많다. 그러나 ‘용틀임’이 용이 몸을 비트는 형상을 의미한다는 걸 알고 나면 ‘틀다’의 명사형인 ‘틀임’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용트림’은 거드름을 피우며 일부러 크게 힘을 들여 하는 트림을 뜻하는 말로, “미꾸라짓국을 먹고 용트림한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화룡점정(畫龍點睛)’도 자주 틀리게 사용하는 표현 중 하나다. ‘화룡점정’은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용을 그리고 난 뒤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려 넣었더니 실제로 용이 돼 홀연히 구름을 타고 하늘로 날아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이를 ‘화룡정점’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꼭대기를 뜻하는 ‘정점’이란 단어가 익숙해서 이처럼 잘못 쓰는 듯한데, ‘정점’은 위 고사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림 화(畵)’ ‘용 룡(龍)’ ‘점 점(點)’ ‘눈동자 정(睛)’ 자의 순서로 써야 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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