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의원 연봉 셀프 인상...1.7% 올려 1억57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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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4·10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도 획정조차 하지 않은 채, 올해 국회의원 연봉부터 ‘셀프인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24년도 예산안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59, 찬성 237, 반대 9, 기권 13으로 통과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4년도 예산안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59, 찬성 237, 반대 9, 기권 13으로 통과되고 있다. 김성룡 기자

30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2024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에 따르면 올해 의원 연봉은 2023년보다 1.7% 오른 약 1억570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1300만원가량의 첫 월급이 지난 20일 의원들에게 지급됐다. 국회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임금 인상을 반영한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 11일 국회의장이 결재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연봉은 ▶기본급인 ‘수당’ ▶휴가비 등의 ‘상여금’ ▶특활비 등이 속한 ‘경비’로 구성된다. 올해 국회의원이 받는 일반수당은 월 707만9900원으로 지난해보다 2.5% 올랐다. 관리업무수당도 63만7190원으로 1만5000원가량 올랐다. 매달 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1인당 785만7090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943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상여금’으로 정근수당 707만9900원과 명절휴가비 849만5880원도 받는다. 일반수당과 같은 폭으로 인상된 정근수당은 1월과 7월에 각 50%씩 지급되며, 20만7120원이 오른 명절휴가비는 설과 추석에 50%씩 지급된다. 의원 1명이 받는 상여금 총액은 1557만5780원으로 지난해보다 37만9720원 상승했다. 다만 입법활동비 313만6000원과 특별활동비 78만4000원으로 구성되는 ‘경비’는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동결됐던 국회의원 연봉은 약 1억5400만원이었다.

2018년 12월 7일에 올라온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2018년 12월 7일에 올라온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연봉은 임기가 4개월 남은 21대 의원들뿐 아니라 5월 30일부터 임기가 시작하는 22대 의원들에게도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는 “보좌진 처우개선 해야 한다”(이양수 국민의힘 의원)라거나 “고성 연수원, 디지털 캠퍼스 구축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는 논의만 이뤄졌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의원 연봉이 깜깜이로 진행됐다”며 “구속된 윤관석 의원도 특별활동비를 제외하고는 명절 상여금까지 받는다”고 꼬집었다.

일부 의원의 ‘세비 삭감’ 주장은 이번에도 공염불이 됐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선거제 논의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앞두고 “대한민국 가구당 평균소득과 비교하면 국회의원 세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며 “‘세비 절반 삭감’을 먼저 국민 앞에 약속하고 그다음에 국회의원 정수 등 선거제 논의에 들어가자”고 지적했다. 당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50%가 어려우면 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라도 세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여야는 관련 논의를 이어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 의원이 지난해 5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 의원이 지난해 5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4·10 총선이 다가오자 여야는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중의 세비 반납”(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구속 기소 시 세비 지원 금지”(최운열 새로운미래 비전위원장) 등 정치개혁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작다”(국회 관계자)는 평가가 많다.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이번 인상은 지난 2일 정부에서 의결한 공무원 봉급 인상률이 반영된 것이다. 특별활동비 등도 동결시켰다”며 “인상 폭을 결정하는 것은 법 개정 사항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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