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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의 상징' 5급 공무원 경쟁률도 최저…'고시' 시들해진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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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때 '입신양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고시' 경쟁률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급 공채 경쟁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5급 사무관 시험 인기도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 사진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 사진 인사혁신처

고시도 인기 시들? 
인사혁신처는 30일 최근 접수한 '2024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채용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평균 경쟁률이 35.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선발 예정 인원은 348명인데, 응시 지원자는 1만2198명으로 지난해보다 전체 지원자 수가 158명가량 줄었다"며 "전체 경쟁률도 전년(35.3:1)보다 소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공직 매력 줄고, 인구감소 파도까지 #과학기술 건축(대구)는 6:1에 그쳐

5급 공채와 외교관 선발시험 경쟁률은 수년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34:1로 바닥을 찍었다가 이듬해 43.3:1로 반등한 이래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관가에서는 '공직 입문'의 매력이 과거만 못한 데다, 인구감소 등 영향으로 시험에 응시할 젊은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모집직군별 경쟁률은 5급 행정직군 39.3:1, 5급 과학기술직군 24.7:1, 외교관 후보자 35.5:1로 각각 나타났다.
세부 모집 단위별로는 검찰직이 2명 선발에 261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130.5:1)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세부 모집 단위는 일반행정(제주) 17:1, 과학기술 건축(대구) 6:1이었다. 모집직군별 지원자는 5급 행정직군이 지난해 대비 397명이 줄어든 반면, 과학기술 직군(225명↑)과 외교관 후보자(14명↑)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68명이 지원했던 전산과 방송통신직은 올해 지원자가 718명(250명↑)에 이르렀다. 인사혁신처는 "최근 정보통신과 디지털 분야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왼쪽)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상공무원 소통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진료비 지원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인사혁신처=뉴스1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왼쪽)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상공무원 소통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진료비 지원 확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인사혁신처=뉴스1

5급 응시자 연령도 높아져 
응시 지원자의 평균 연령은 29.1세로 지난해(28.7세)보다 약간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20~29세 7887명(64.6%), 30~39세 3375명(27.7%), 40~49세 817명(6.7%), 50세 이상은 104명(0.9%), 20세 미만 15명(0.1%) 순이다. 여성 비율은 46.2%로 지난해(45.5%)보다 약간 높아졌다. 올해 1차 시험은 3월 2일 치르며, 1차 합격자는 4월 4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발표된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인구감소에 더해 공직의 매력이 과거만 못하다 보니 공공부문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줄고 있다"며 "과감한 인센티브 도입 등 공공부문으로 젊은 인재를 유입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사혁신처가 최근 접수한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21.8:1이었다. 이는 1992년 19.3:1 이후 최저치다. 또 지원자 평균연령은 올해 처음 30대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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