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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직원, 이스라엘 주민 납치도 도와”…英 정부, UNRWA 추가 지원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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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로고가 찍힌 트럭. 로이터=연합뉴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로고가 찍힌 트럭.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이 일부 자금을 지원하는 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인 학살에 연루됐다는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부는 영국의 원조 자금이 하마스에 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대변인은 하마스와의 연계설이 조사되는 동안 영국은 UNRWA에 추가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여러분이 기대하는 것처럼 자금 사용 방법에 대해 엄격한 통제와 동의·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에 비추어 볼 때 우리가 동맹국과 추가 조사를 수행하고 자금 지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확신을 구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대변인은 영국이 하마스의 공격 이후 UNRWA에 1600만 파운드를 송금했지만, 지금은 그 돈이 지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와 관련된 사건이 조사되는 동안 더 이상의 자금은 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하마스 연계 의혹이 제기된 UNRWA 직원 12명 중 6명의 활동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UNRWA 직원 2명은 이스라엘 주민의 납치를 도왔다. 또 다른 직원 2명은 이스라엘 주민 수십명이 총에 맞아 숨진 현장에서 머물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한 위치추적과 하마스 포로에 대한 심문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UNRWA는 팔레스타인인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1949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지에서 1차 의료와 인도적 구호 활동, 교육 업무 등을 수행해왔고, 약 1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특히 UNRWA의 남성 직원 중 하마스와 연관된 직원의 비율은 23%에 달한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주장이다. 이는 하마스와 연관된 가자지구 일반 남성의 비율 15%보다 높은 수치다.

최근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 보고서를 전달했고,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영국·프랑스·일본·호주·핀란드 등도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UNRWA에 지원되는 자금과 구호품이 가자 주민이 아닌 하마스에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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