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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기업서 억대 금품 수수”…김종국 KIA감독 영장 청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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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 이일규)는 후원업체 선정 등에 개입하고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KIA 타이거즈 김종국(51) 감독과 장정석(51) 전 단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두 사람이 KIA 구단 후원사인 A커피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후원업체 선정 등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에 따르면, 김 감독은 수차례에 걸쳐 억대 금품을, 장 전 단장은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각각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의뢰로 장 전 단장에 대한 별개 수사에 착수했다가 이번 혐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장 전 단장은 지난 2022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둔 포수 박동원(당시 키움 히어로즈, 현재 LG 트윈스)과의 영입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장 전 단장은 뒷돈 문제가 불거지자 “농담성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IA 구단은 KBO에 신고한 뒤 지난해 3월 장 전 단장을 해임했다. KBO는 지난해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장 전 단장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고, 금품 수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0일 열린다.

한편, 구속영장 청구 다음 날(25일) 상황을 파악한 KIA 구단은 28일 김 감독 직무를 정지시킨 데 이어 29일 해임했다. 공교롭게도 KIA는 30일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일단 진갑용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특히 김 감독마저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되자 선수단은 충격에 빠졌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시즌 개막 전 선수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연습경기 등을 통해 새 시즌 주전을 가린다. 김 감독 해임으로 시즌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작업을 총괄하고 방향을 잡아야 할 지휘자가 없는 셈이다. KIA 구단은 이날 “김 감독을 지난 28일 직무 정지시켰는데, 오늘(29일) 자체 조사를 통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구단은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 손상 행위로 판단해 김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첫 시즌인 2022년, KIA는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다. 지난해엔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나성범, 김도영, 박찬호 등 주축 선수 부상 탓에 6위에 그쳤다. KIA 구단은 고민 끝에 김 감독을 유임시켰다. 스토브리그 동안 KIA는 안정적인 투수진과 야수진을 구축했다. KIA는 그에 따라 새 시즌에는 가을 야구 진출을 넘어 우승까지도 도전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돌발 변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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