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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어요" 짧고 굵은 공감…'독설 심사' 공식 깬 임재범 품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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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싱어게인' 유튜브

사진 JTBC '싱어게인' 유튜브

"참 잘했어요."

지난 18일 종영한 JTBC ‘싱어게인3’에서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가수 임재범(62)은 이 짧고 굵은 한 마디로 많은 이들을 웃기고 울렸다.
무대에 선 참가자들에겐 가슴 설레는 심사평이었고, 시청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공감의 말이었다. ‘오디션 심사 멘트는 독설’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선배 가수 다운 품격을 보여준 임재범에게 심사평의 이유를 물었다.

임재범 “배울 수 있는 계기”

지난 28일 서면 인터뷰로 만난 임재범은 “출연 가수(참가자)들이 굉장히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했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도 아파서 쓴소리보다는 응원을 더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며 “그 모습을 바라본 시청자분들도 편안함으로 좋게 받아들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JTBC '싱어게인3' 유튜브

사진 JTBC '싱어게인3' 유튜브

임재범은 "참 잘했어요" 외에도 화제의 심사평을 많이 쏟아냈다. 가수 경력 37년차의 대선배임에도 참가자들에게 “먼저 노래를 시작했다는 것 밖에는 더 내세울 건 없다”는 겸손한 멘트를 했다. 41년 차의 선배 가수인 50호(서울패밀리 김승미)가 무대에 섰을 땐 “죄송하다. 감히 어린 것이”라는 말로 선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68호(리진)엔 “지난 번에 창법을 나쁜 버릇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 같다. 최고의 매력이라는 걸 알게 됐다. 미안하다”며 심사위원으로선 쉽게 하기 힘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임재범이 데뷔 37년차에 처음으로 오디션 심사를 맡은 것도 놀라웠지만, 호랑이 같은 엄격한 모습이 아닌 ‘참 잘했어요 아저씨’가 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방송 내내 그는 참가자들의 나이와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그들의 장점과 가능성에 주목하며 '공감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상찬과 혹평,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담백한 심사로 중심을 지켰다.

사진 JTBC '싱어게인'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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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전하는 자리라 부담스럽고 염려도 되었지만 참가자들을 통해 무언가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해 출연했습니다. 나이를 떠나 도전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웠고, 매회 거듭할수록 노래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정성스럽게 다가와 저 또한 참가자와 똑같이 긴장된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다음 시즌 출연 요청이 있다면 함께하겠느냐’는 질문엔 “‘싱어게인’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새로운 도전이란 생각이 든다. (출연 요청은) 항상 감사한 마음이지만 다음 시즌이 있다면 또 다른 훌륭한 심사위원 분이 계시지 않을까”라고 답변했다.

신곡미션부터 ‘비상’ 특별무대까지

앞선 시즌과 달리 ‘싱어게인3’엔 신곡 미션이 새롭게 주어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시즌1부터 남다른 시선으로 참가자들을 관찰해 온 김이나 작사가는 “신곡 미션은 참가자들의 곡 소화력, 해석력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장치다. 알려진 곡일수록 곡에 대한 호불호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그걸 배제하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식과 각자 다른 기준이 세워지기도 했다”며 경연 구성의 변화를 반겼다.

사진 JTBC '싱어게인3'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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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참가자들에 대해선 “승리와 인정의 경험이 부족할 뿐 이미 많은 게 갖춰진 분들이다. 자신감이 붙을수록 완성도 높은 무대가 나오고, 그러다 보면 각자의 팬덤이 생겨나는데 그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임재범은 피날레 무대에 올라 탈락한 참가자들과 무대를 꾸몄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선후배 가수들의 ‘비상’ 무대는 유튜브에서 9일 만에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무대에 대해 임재범은 “너무나 쟁쟁한 참가자들과 함께한 무대라 선배로서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후배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협업하고 싶은 후배가 있느냐’는 물음엔 “많은 분들이 있지만 16호 가수 호림 씨가 문득 생각이 난다”고 답했다.

사진 JTBC '싱어게인3' 유튜브

사진 JTBC '싱어게인3' 유튜브

후배들의 무대를 보면서 임재범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감정이 떠올랐다고 했다. “(후배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보면서 제가 노래를 시작하고 도전할 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고요. 간절했던 그 마음, 잘 알죠. 심사하는 내내 애틋함이 더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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