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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라와 세련된 변신…MZ 홀딱 빠진 '제주 귤' 중독성 [비크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 로컬 브랜드 '귤메달'이 서울 강남구 롤리꼴리 꼬또에 차린 팝업 매장 전경. 과일을 내세운 로컬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이담 기자

제주 로컬 브랜드 '귤메달'이 서울 강남구 롤리꼴리 꼬또에 차린 팝업 매장 전경. 과일을 내세운 로컬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이담 기자

농구공 대신 귤이 놓인 미니 농구코트. 벽면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귤 포스터들.
'귤'이라는 소재로 독특한 공간을 꾸민 이곳은 주스 브랜드 ‘귤메달’의 팝업 매장이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롤리꼴리 꼬또에서 문을 였었다. 귤메달은 2020년 제주에서 시작한 로컬 브랜드다. 제주 감귤과 한라봉 등을 활용한 주스를 생산·판매한다.

최근 귤메달과 같은 지방의 과일 로컬 브랜드가 세련된 브랜딩을 입고 속속 서울에 팝업 매장을 열고 있다. 이곳을 찾고 좋아하는 주 소비층은 MZ세대. 주로 맛과 품질, 가격으로 가치가 매겨졌던 과일이 이젠 스토리와 정체성을 입고 하나의 어엿한 '브랜드'가 되어 인기를 얻고 있다.

팝업 매장을 연 귤메달은 서울에서 홈쇼핑 MD(상품기획자)로 일하던 양제현 대표가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만들었다. 그는 아버지 농장에서 재배한 귤이 상품성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자 브랜딩에 힘쓰기로 결심했다. 착즙주스를 직접 개발하는 동시에 디자이너와 사진작가와 협업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귤메달의 인스타그램은 제주 귤만을 감각적으로 다룬다는 톡특한 컨셉과 세련된 이미지에 입소문을 탔다.

귤메달은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과 협업해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 귤메달 인스타그램

귤메달은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과 협업해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 귤메달 인스타그램

귤메달이 내놓은 '귤 취향분석 샘플러' 다양한 귤을 먹어보고 자신의 취향을 직접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진 귤메달

귤메달이 내놓은 '귤 취향분석 샘플러' 다양한 귤을 먹어보고 자신의 취향을 직접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진 귤메달

이번 팝업 매장은 그동안 귤메달이 차곡차곡 쌓은 팬덤을 확인하는 자리다. 현장에는 주스를 맛보고 다양한 굿즈를 사는 등 귤메달을 경험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제주 감귤, 청귤, 레몬, 천혜향 등을 직접 맛보고 좋아하는 맛을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자신의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제대로 겨냥한 콘텐트였다. 실제로 과일주스가 "커피나 위스키처럼 맛과 향이 다양해 놀랍다"는 사람들의 반응이 많았다.

귤메달은 이번으로 서울에서 네 번의 팝업 매장을 성공시켰다. 지난해 여름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더 현대 서울에서 팝업을 열어 준비한 상품을 완판시켰다. 지난해 가을에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도 팝업을 열며 수도권의 젊은 층을 공략했다. 귤메달과 협업해 이번 팝업 매장을 연 오뚜기 관계자는 “귤메달은 제주의 특산물인 귤을 색다르게 표현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재미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해 팝업을 열었다”고 설명하며 “지속해서 매력적인 로컬 브랜드를 발굴해 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 양구군의 로컬브랜드인 애플카인드가 만든 착즙주스. 사진 애플카인드 인스타그램

강원도 양구군의 로컬브랜드인 애플카인드가 만든 착즙주스. 사진 애플카인드 인스타그램

달라진 과일 브랜드...서울 올라와 MZ 만나

지난해 11월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매장을 연 '애플카인드'는 강원도 양구군에서 시작한 사과 전문 브랜드다. 이름 애플카인드는 '사과에 혼을 바치는 사람들'이란 의미로 사과(Apple)와 인류(Mankind)의 합성어다. 세련된 브랜딩을 위해 영국의 전문 브랜딩 기업 '빅피시'에 의뢰해 브랜드 이름을 짓고 BI(Brand Identity)를 잡았다. 매력적인 브랜딩에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자 더 인기가 올라갔다. 이들이 전개하는 구독 서비스는 '사과사색'. 구독자에겐 홍로, 감홍, 황금사과, 후지 등 4종류 사과를 수확하는 대로 보내준다.

최근 과일을 취급하는 이들 같은 로컬 브랜드들이 체계화된 브랜딩을 기반으로 지역을 넘어 서울·수도권까지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기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마케팅 활동도 브랜드의 매력을 온전히 전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팝업 매장을 열어 더 많은 소비자에게, 더 깊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특색 있는 로컬 콘텐트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었기 때문에 로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꾸준하다”면서 “수도권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선 팝업뿐 아니라 상설매장 등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하는 게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트 찾기가 중요해진 백화점은 이런 로컬 브랜드가 서울로 진입하는데 도움이 된다. 로컬 브랜드의 팝업 매장 오픈에 힘쓰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김한진 상품본부 수석은 “최근 먹거리 트렌드가 상당히 빠르게 바뀌는데, 특색있는 로컬 브랜드는 새로운 걸 찾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콘텐트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밀양시가 만든 '밀양딸기1943' 브랜드 로고. 사진 밀양시

밀양시가 만든 '밀양딸기1943' 브랜드 로고. 사진 밀양시

이런 분위기에 지자체도 나섰다. 단순히 지역명을 붙인 농산물 브랜드를 넘어 스토리를 입히고 젊은 세대가 좋아할만한 로고와 이미지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경남 밀양시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지역 딸기 브랜드 ‘밀양딸기1943’이다. 1943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는 역사를 담아 만든 이름이다. 세련된 브랜딩으로 지난해 열린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밀양딸기1943은 이달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국내 최초 딸기전시회 ‘서울 스트로베리 페스타’에도 참가했다. 신선한 딸기뿐만 아니라 딸기를 활용한 여러 가공상품까지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이영득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6차산업과 주무관은 “밀양딸기가 가진 스토리와 강점을 젊은 세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 추세에 맞춰 브랜드를 개발했다”면서 “앞으로도 백화점과도 협업해 서울에 팝업을 열어 밀양 딸기를 널리 알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딸기1943은 지난 19~21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국내 최초 딸기 페어 ‘서울 스트로베리 페스타’에 참가했다. 부스에선 딸기와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상품을 선보였고, 이를 경험하기 위해 긴 줄이 생길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사진 밀양시

밀양딸기1943은 지난 19~21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국내 최초 딸기 페어 ‘서울 스트로베리 페스타’에 참가했다. 부스에선 딸기와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상품을 선보였고, 이를 경험하기 위해 긴 줄이 생길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사진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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