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명 자객’ 나선 친명, ‘준낙 신당’ 원심력…민주 공천 뇌관은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지역구 후보자 적합도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 달 5일까지 후보 면접을 마무리한다. 설 연휴 전까지 공천배제(컷오프) 및 경선 대상자를 가려낼 계획이다.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 곳곳에 쌓여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 참석해 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 참석해 있다. 전민규 기자

일단 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를 파고든 친이명재계 인사들의 ‘자객 공천’ 논란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24일에는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이 비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도전장을 냈다. 이수진(비례) 의원도 22일 비명계 윤영찬 의원의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원외 인사까지 합치면 ‘자객 공천’ 논란이 이는 지역구는 10곳을 넘는다. 논란이 번지자 이재명 대표는 18일 “공정하게 경쟁하는데 왜 자객 공천이라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지만, “노골적인 사당화 신호탄”(수도권 비명계 의원)이라는 불만은 여전하다.

공천 배제(컷오프)도 민주당이 아픈 구석인 탈당 원심력을 키울 수 있다. 민주당 특별당규에 따르면 심사 총점 기준 30점(100점 만점) 이상 차이가 나면 단수 공천하는데, 총점 중 40점이 적합도 여론조사다. 1, 2위의 적합도 여론조사 격차가 20%포인트(2위가 청년 후보면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역시 단수 공천하는데, 비명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적지 않다. 야권 관계자는 “조사에서 지지정당을 물어볼 때 창당도 하지 않은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을 포함하는 등 비명계 지지층을 최대한 걸러낸다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선출직 공직자(현역의원) 평가 결과는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임혁백) 캐비닛에 봉인돼 있다. 하위 20% 의원은 경선 득표율에서 20% 감산 되고, 하위 10%는 30% 감산돼 사실상 컷오프에 준하는 불이익을 받는다. 한때 ‘하위 20% 명단’ 지라시가 돌아 당이 발칵 뒤집히자, 지도부가 “가짜뉴스”라고 진화에 나선 일도 있었다.

향후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밀린 비명계 인사들은 이준석·이낙연 신당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에서 밀린 일부 후보가 이탈해도 파급력은 크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조직을 갖춘 중량급 인사들이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하면 판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새로운미래(가칭)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 둘째)도 참석했다. 전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새로운미래(가칭)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 둘째)도 참석했다. 전민규 기자

전략 공천도 관건이다. 민주당 수도권 초선 의원은 “친명 위주의 당 분위기로 볼 때 전략 공천도 낙하산·사천(私薦)으로 흐를 것이란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기준 민주당 전략 선거구는 20개인데, 향후 현역 의원 불출마가 이어지면 더 늘어난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서초을로 출마해 전략 선거구가 된 서울 중성동갑은 앞서 출사표를 낸 임종석 청와대 전 비서실장의 공천 문제로 화약고가 됐다. 당 지도부는 “누구든 공천될 수 있다”며 영입 인재 전략공천도 시사했지만, 친문재인계 인사들은 “임 전 실장에게 경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가 중성동갑에 불출마했지만, 험지인 서초을에 출마해 전략선거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