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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한동훈 “내가 김건희 여사 사과 얘기한 적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가 김 여사의 사과를 이야기한 적이 있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난 기자들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고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걱정할 부분이 있다”(18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19일)라며 명품백 수수 의혹에 비판적 거리를 드러냈지만, 그게 김 여사의 직접 사과를 의미한 건 아니라는 취지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제 입장은 변한 게 없다” “제가 드렸던 말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논란에 기름을 부었던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거론하며 “더 이상 밝혀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 사항인 자금의 흐름이 모두 밝혀졌다”며 “왜 이런 명확한 사건이 민주당에만 가면 정쟁의 영역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당분간은 로 키(low-key) 모드를 유지하자”는 숨 고르기 기류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에 일단은 우리도 진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당 분위기를 챙겨 가며 총선 준비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실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위원 등 일부 비대위원의 ‘사퇴 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것을 두고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에서도, 사전 회의에서도 김 위원의 거취를 논의하거나 누가 발제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여론조사 업체 4곳(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은 이날 국민의힘 지지 응답자의 88%가 한 위원장의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했다는 ‘전국 지표 조사(NBS)’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응답 집단의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율은 79%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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