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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편견 사라지길"…심장병 어린이들 '히말라야 원정'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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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의 히말라야원정대.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사진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의 히말라야원정대.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사진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어린이들이 히말라야 원정에 다음 달 도전한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환우회)는 오는 2월 2일 네팔로 출국해 11박 12일간 히말라야 산맥 안나푸르나 BC(베이스캠프) 등반에 나설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안나푸르나 BC는 해발 고도 4130m에 이른다. 환우회는 지난 21일 서울 국립공원공단 북한산생태탐방원 강당에서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 출정식을 가졌다.

지난 21일 '2024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원정대' 출정식이 열렸다.

지난 21일 '2024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원정대' 출정식이 열렸다.

원정대는 복잡 심장질환을 가진 조병준(서울 용동초 5학년)·함우진(인천 장아초 6학년)·강찬율(서울 명일초 6학년) 군 등 초등학생과 그 부모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원정대원들은 히말라야 등반을 준비하는 지난 11개월 동안 설악산·소백산 등에 오르거나 명산 종주 코스로 꼽히는 ‘불수사도북’을 종주하는 등 30여 차례에 이르는 단체 산행 훈련을 마쳤다. 불수사도북은 서울 강북의 5대 명산인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종주하는 코스를 말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과 이달 혹한기 동계 훈련도 완료했다.

이들은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히말라야에 오른다고 설명한다. 원정대 이름이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인 이유도 그래서다.

원정대 막내인 조병준 군은 “선천성 심장병을 가졌어도 어떤 일이든 도전하고 결국엔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심장병이 있는 아이라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니 (부모들에게) 꼭 낳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환우회에 따르면 임신 때 선천성 심장병이 태아에게 발견되면 아이를 포기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고 한다. 원정대 함우진군은 “심장병이 있어도 4000m 넘는 높은 산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맏형 안세준(21)씨는 “8년 전 중학생 때부터 원정대에 참가하며 정상 심장을 가진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걸 충분히 보여줬다”며 “동생들과 히말라야에 멋지게 올라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진 3명도 원정대와 함께한다. 원정대장인 김웅한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는 “선천성 심장병이 있으면 운동 능력이 떨어질 것 같지만, 등산을 꾸준히 하는 아이들의 체력은 일반인보다 좋다”며 “아이들이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고, 이미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광호 양산부산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윤자경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도 원정대에 이름을 올렸다.

안상호 환우회 대표는 “히말라야 원정대라는 아이들의 도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선천성 심장병 아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모두 사라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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