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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라면 '라바이차이' 표기 논란에…농심 "소비자들 이해 차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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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김치라면. 사진 농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김치라면. 사진 농심

농심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 사발면 포장에 '김치'를 '라바이차이'(辣白菜)로 표기한 것이 확인돼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 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김치의 공식 중국어 표기는 '신치'(辛奇)다.

농심은 한자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의 이해 차원에서 표기했다는 입장이다.

농심의 김치 표기 논란은 25일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들의 제보를 받았다며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 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우리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고 지적했다. 김치 기원 왜곡 등 중국의 '김치공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제품의 잘못된 중국어 표기는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한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다만 '라바이차이' 표기를 두고 문제 삼기엔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3년 전에 '신치'라는 공식 중국어 표기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중국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겐 낯설다는 설명이다.

그간 한국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CODEX)으로 인정받은 후 그동안 이렇다 할 한자 표기법이 없었다. 당시 중국 소비자들은 김치를 '한궈 라바이차이'나 '한궈 파오차이'로 불러 왔고,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四川)성 지역의 채소절임 음식이기에 동북공정 논란이 일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3년 주중 한국대사관 등과 논의를 통해 중국어 표기법으로 '신치'를 택했고,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선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인정해 왔던 파오차이를 삭제하고 '신치'를 새로 명시했다.

농심 "신치 표기 적용, 고려해볼 예정"

김치의 중국어 표기 논란이 일자 농심은 중국 소비자들의 이해 차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농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해당 판매제품의 주표기는 명확히 'Kimchi'로 하고 있다"며 "한자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은 글씨로 배추김치의 속성을 알리는 라바이차이(辣白菜)를 넣었다"고 밝혔다. '신치' 표기 적용 여부의 경우 "정부 가이드라인이 민간기업과 민간기업이 해외에 판매하는 제품에도 적용되는 것인지 살펴보고 고려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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